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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중 1명 가입' 新 금융 플랫폼, 카뱅만 '갈라파고스'


입력 2019.07.22 06:00 수정 2019.07.22 05:54        부광우 기자

'1700만 고객' 토스·뱅크샐러드 등과 연동 불가

너무 앞서 갔나…'탈 공인인증서' 역효과 '발목'

'1700만 고객' 토스·뱅크샐러드 등과 연동 불가
너무 앞서 갔나…'탈 공인인증서' 역효과 '발목'


흩어져 있는 자신의 금융 정보를 한 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모바일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핀테크 플랫폼들에서 카카오뱅크만 여전히 사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흩어져 있는 자신의 금융 정보를 한 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모바일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핀테크 플랫폼들에서 카카오뱅크만 여전히 사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인증서나 아이디 없이 거래를 가능케 한 카카오뱅크의 장점이 새로운 시장에서는 거꾸로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된 탓이다. 이제 국민 3명 중 1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관련 이용자가 불어난 가운데 국내 핀테크의 대표 사례인 카카오뱅크가 도리어 갈라파고스로 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뱅크 계좌는 비바리퍼플리카의 토스와 레이니스트의 뱅크샐러드와 같은 모바일 종합 금융 관리 어플리케이션들과 아직 연동이 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은행들의 계좌 정보는 해당 사업자들의 앱을 통해 일괄적으로 받아볼 수 있지만, 카카오뱅크 고객들은 이를 활용할 수 없는 상태다.

3~4년여 전부터 시중에 선을 보인 모바일 금융 플랫폼들은 간편 송금 기능과 함께, 여러 금융사의 계좌·카드 조회와 예금·적금·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아볼 수 있는 앱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개인 간 대출(P2P)과 펀드, 해외주식 등 투자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통합 서비스가 가능한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국내 금융 소비자들이 쓰고 있는 공인인증서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고객이 공인인증서 정보만 입력하면 여기에 등록된 금융사의 거래 내역을 한꺼번에 불러올 수 있어서다. 공인인증서와 연계되지 않은 사항도 각 금융사에 가입할 때 쓰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함으로써 받아 볼 수 있다.

그런데 카카오뱅크만 연결이 불가능한 이유는 여타 은행들과 달리 기본적으로 앱 접속 시 공인인증서나 아이디를 쓰지 않는 체계를 구축해 두고 있어서다. 처음부터 앱에 로그인할 때 이 같은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만큼, 이에 바탕을 둔 외부와의 연결은 애초에 차단된 구조다.

결국 자사 고객들이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도록 하고자 도입한 카카오뱅크의 방식이 외부 연동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달 들어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 고객들이 1000만명을 넘어선 점 등을 감안하면, 상당수가 새로운 금융 플랫폼에 편입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더욱 문제는 종합 금융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 앱인 토스와 뱅크샐러드를 사용하는 고객은 벌써 1700만명에 이른다. 5000만명 가량인 우리나라 국민 전체 숫자를 감안하면 3분의 1은 토스나 뱅크샐러드 가운데 적어도 하나의 앱을 스마트폰에 깔아두고 있다는 얘기다. 연소·연로자 등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실질적으로 모바일 금융을 활용하고 있는 소비자들만 놓고 보면, 이미 절반 가까운 숫자가 종합 금융 관리 앱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토스 가입자는 이번 달 들어 1300만명을 넘어섰다. 앱 누적 다운로드는 30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 누적 다운로드 2000만건 돌파 이후 10개월 만이다. 올해 7월 토스의 월 송금액은 4조원, 누적 송금액은 49조원에 달한다. 또 뱅크샐러드도 지난 달 기준 약 4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새 핀테크 시장에서, 기존 시중은행도 아닌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발을 담그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고객 편의를 개선하고자 시장을 앞서간 모습은 바람직하지만, 기존 여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에 대한 대안도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전부터 종합 금융 관리 앱과의 연동 문제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말 등장할 예정된 금융권 오픈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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