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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난 유통업체, 中 대신 美 시장 '개척' 강화나서


입력 2019.07.01 15:58 수정 2019.07.01 17:28        최승근 기자

동남아 시장 성공 경험 및 한류 확산으로 글로벌 메인 스트림 진입 자신감

적절한 투자없을 경우 압박 우려도…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부담

동남아 시장 성공 경험 및 한류 확산으로 글로벌 메인 스트림 진입 자신감
적절한 투자없을 경우 압박 우려도…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부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롯데, CJ, 신세계 등 국내 주요 유통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연합뉴스

최근 사드 사태로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유통기업들에게 미국 시장이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류 확산으로 한국 제품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 경험을 통해 기술력과 자본력도 한층 강화된 덕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하거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롯데, CJ, 신세계 등 국내 주요 유통기업 총수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들 외에 SPC, 농심, 동원 등 국내 주요 식품‧외식기업 총수들도 간담회에 초청을 받았다.

이중 롯데를 제외하면 모두 재계 5위 순위 밖에 위치한 기업들이다. 하지만 모두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는 지난 5월 3조6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공장을 준공했고, 이외에도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추가적인 대미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롯데 측은 지난 5월 가동을 시작한 롯데케미칼의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 공장 증설과 더불어 동부 지역의 리조트 사업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J그룹의 경우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와 CJ대한통운의 DSC Logistics 인수 등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연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가칭)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현지 라면 판매 3위인 농심은 로스앨젤레스에 이어 동부지역에도 라면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고, 현지에서 70여개의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SPC는 연내 1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원은 지난 2008년 미국 3대 캔참치 회사 중 한 곳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풀무원이 지난 2016년 미국 두부 1위 업체를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월마트 등에 김치를 입점시키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소주 등 주류와 음료, 라면 등 식품 기업들도 다수 진출한 상태다.

미국 뉴욕 맨해튼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한 뉴요커가 빵을 고르고 있다. ⓒ데일리안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시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각종 규제로 인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결국 해외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중국은 사드 여파로 리스크가 크고 최근 동남아와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예전에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다보니 미국 시장의 경우 수출을 위주로 했지만 최근에는 그들과 견줄 수 있는 기술력과 자본을 가진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현지 기업 인수합병 활동도 활발하다”며 “미국이 글로벌 소비시장의 메인 시장인 만큼 미국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적절한 투자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있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주장도 제기된다. 마냥 좋아할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방을 치켜세우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트럼트 대통령의 비즈니스 화법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2017년 대통령 당선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땡큐! 삼성,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라는 글을 올렸고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당시 삼성은 난처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은 생활가전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간담회에 참석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의 한국 유통업계에 대한 관심이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해외 사업은 단 기간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꼼꼼하게 검토해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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