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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크루이프 더비 망친 진격의 EPL


입력 2019.05.09 07:39 수정 2019.05.09 08: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토트넘, 1~2차전 합계 3-3..원정 우선골로 승리

전날 바르셀로나도 리버풀에 역전패하며 탈락

아쉽게 4강서 탈락한 아약스. ⓒ 게티이미지

성사 직전이었던 요한 크루이프 더비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각),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아약스와의 4강 원정 2차전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루카스 모우라의 활약을 앞세워 3-2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1차전서 0-1 패했던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3-3 동률을 기록했으나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의해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은 구단 역사상 최초다. 더불어 결승 무대에 처음 오르는 역대 40번째 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토트넘 이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첫 진출했던 팀은 같은 잉글랜드 소속의 첼시였고 2008 파이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토트넘은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탈락의 암운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후반 들어 타겟맨 페르난도 요렌테가 투입되며 경기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전방에서 몸싸움을 펼친 요렌테가 공간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손흥민 등 공격수들에게 기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의 주인공인 루카스 모우라가 후반 10분과 14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토트넘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아약스가 수비를 강화하며 이대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종료 직전 기적이 일어났다. 다급해진 토트넘은 최전방으로 길게 공을 연결했고 요렌테가 떨군 공을 델레 알리가 몰고 간 뒤 모우라에게 연결했다. 모우라의 회심의 슈팅은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 손에 걸리지 않으며 그대로 아약스 골망을 흔들었다.

바르셀로나와 아약스는 크루이프 정신이 깃든 클럽들이다. ⓒ 게티이미지

모우라의 한 방으로 아약스는 1996년 이후 23년만의 결승 진출이 물거품 되고 말았다. 전날 바르셀로나 탈락에 이어 요한 크루이프의 후예들이 기적의 희생양이 되는 순간이었다.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요한 크루이프는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크루이프는 아약스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해 바르셀로나로 이적, 전성기를 구가했고, 은퇴 후 두 팀의 사령탑에 오르며 전설로 추앙받았다.

아약스와 바르셀로나 모두 크루이프의 정신이 깃들어있다. 남다른 유소년 정책은 궤를 함께 하고 있으며 어린 선수들은 조직력을 중시하는 플레이를 익힌다. 여기에 두 구단은 활발한 선수 교류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차전서 나란히 승리를 거뒀던 크루이프의 후예들은 2차전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상대는 공교롭게도 축구 종가 잉글랜드 클럽들이었고, 최고의 무대에서의 성사직전이었던 크루이프 더비는 아쉽게 무산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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