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차 집중 투입…상반기 현상유지가 목표"
"중국 현지업체 부품조달 비중 늘릴 것…미국시장 탄탄대로"
"하반기 신차 집중 투입…상반기 현상유지가 목표"
"중국 현지업체 부품조달 비중 늘릴 것…미국시장 탄탄대로"
기아자동차가 올해 경영실적을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전망했다. 판매믹스 개선과 원가절감을 통해 2022년까지 영업이익률 5%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은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올해 글로벌 시장을 전망할 때 신흥시장이 증가세 보이며 선진국 시장에서의 감소를 상쇄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1분기를 지나보니 전망치보다는 시장 위축이 더 심했다”면서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위축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완성차들이 전반적으로 판매 모멘텀을 신차 출시를 통해 가져오는데, 우리는 지난 2월 미국에 툴루라이드 출시를 제외하고는 상반기에 신차가 없다 보니 하반기에 물량과 수익을 많이 기대하는 ‘상저하고’로 사업계획을 입안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상반기는 최대한 현상을 유지하고 하반기에 모멘텀을 갖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위축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1분기 실적은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크게 나쁘지는 않은 상태라는 게 주 전무의 진단이다.
그는 “하반기를 앞둔 5월에 중국에서 C세그먼트(중국형 K3) 신차가 나오고 하반기 6월부터 K7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소형 SUV SP2,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 K5 풀체인지 모델(DL3) 등 신차들이 순차적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물량과 수익성 측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2배 증가…통상임금 충당금 환입 제외시 증가율 2.8%
이날 기아차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94.4% 증가한 59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0.9% 감소한 12조4444억원, 경상이익은 83.9% 증가한 9447억원, 당기순이익은 50.3% 증가한 64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여기에는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이라는 일시적 요인이 반영됐다.
김남규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상무)은 “지난해 통상임금 소송 2심 판결 이후 노사 합의로 과거분을 해소하고 임금제도를 개선키로 하면서 1심 판결시 일부 승소분과 노조의 소송 취하분을 포함해 4300억원 규모가 환입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상임금 충당금의 대부분은 이번 분기에 반영됐고, 일부가 남아있긴 하지만 잔여 기간 추가 환입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2017년 8월 통상임금 1심 판결에서 패소하면서 그해 3분기 9777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으나, 지난해 말 통상임금 관련 노사 합의를 이루면서 그 중 일부가 이번 분기 실적에 환입된 것이다.
4300억원 중 2800억원은 통상임금 충당금 원금 환입으로 매출원가 감소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고, 나머지 1500억원은 통상임금 충당금에 대한 이자분으로 경상이익에 반영됐다.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에서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2800억원)을 제외하면 3141억원이다. 전년 동기(3056억원)와 비교하면 증가율은 2.8%에 불과하다. 경상이익 역시 통상임금 충당금 및 이자분 환입(4300억원)을 제외하면 5147억원까지 낮아진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기아차의 1분기 실제 경영실적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문 셈이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어려운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게 자체 진단이다.
주 전무는 중장기 경영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단기적 기대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일까 고민하고 있다”면서 “친환경 규제에 대응해 전동화를 추진하면서도 이 부문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스마트카, 카헤일링 등 신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까지 감안해 2022년까지는 5%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영업이익 5%라는 목표치가 불만이고, 중장기 원가절감과 전동화 부분에 대한 노력이 계획대로 실현되면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도 하반기 반등 기대…현지 업체 부품조달 비중 늘릴 것"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공장에서도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주 전무는 “1분기에는 중국 시장 자체가 저조했고, 지난해 중국 정부의 금융규제 및 미국과의 무역분쟁, 소비위축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하반기에는 증치세(부가가치세) 인하를 비롯한 소비진작 정책들의 발표가 예정돼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조치들에 더해 기아차는 5월 중국에서 볼륨 차종인 K3가 투입되고, 하반기 SP2까지 투입해 수익성 뿐 아니라 볼륨(판매량)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과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도 나선다.
주 전무는 “중국 1공장(폐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비효율적인 부분을 효율화시키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 커뮤니케이션과 딜러십(판매망)을 강화하고 라인업을 효율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및 중국에 동반진출한 국내 부품업체 위주였던 부품 조달도, 중국 현지 업체들의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우경 기아차 IR팀장은 “지난해까지는 중국 로컬 업체들에 대해서는 품질 문제로 제한적 부분만 입찰 참여를 허용했으나, 올해부터는 부품 종류와 관계 없이 100% 입찰 참여 가능하도록 했다”면서 “이는 중국 로컬 업체들의 기술력과 품질 향상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로컬 부품 비중이 높아질 것이며, 이를 통해 원가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시장, 텔루라이드·쏘울 기대…텔루라이드 국내 출시는 미정
하반기부터 가동되는 인도 공장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 당초 목표보다 많은 물량을 생산하고, 내년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다.
주 전무는 “인도공장은 당초 올해 생산계획이 내수 2만4000대, 수출 1만대 등으로 3만4000대였는데, 지금은 내수와 수출 모두 늘어 5만대 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당장 올해 이익을 내긴 어렵겠지만 볼륨을 1만5000대정도 늘리면서 손실을 줄이고, 실질적 양산인 내년은 손익분기점 맞추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쏘울 쌍두마차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주 전무는 “미국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의 반응이 워낙 좋아 그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쏘울은 판매량과 수익 모두 가져다줄 수 있는 차종”이라며 “신차 효과와 안정적 재고수준 유지, 인센티브 감소 효과로 미국 시장은 탄탄한 모멘텀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아차는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남규 상무는 “국내에서 대형 SUV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선은 9월 국내 출시 예정인 모하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집중하겠다”면서 “텔루라이드 출시 여부는 앞으로 시장 추이를 보면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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