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영탁 서울아산병원 교수 “남성도 HPV 백신 접종해야”
포괄적 암 예방 위해 남성 접종 확대 필요
국가적으로 암 정복하려면 인구 80% 이상 접종해야 효과 있어
“가다실이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불리면서 국민들이 여성만 접종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남성도 똑같이 접종해야 합니다.”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 남녀 간의 면역반응 차이로 인해 여성은 30세 이상만 되어도 HPV 바이러스 감염률이 10~15%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남성의 경우 70세 이상 고령에서도 HPV 바이러스 감염률이 50~60%로 높게 나타난다”면서 “국가적으로 암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전체 인구 80% 이상이 접종을 받아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영탁 교수와의 일문일답.
▲최근 남성도 HPV 백신 접종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 호주는 2007년부터 12~13세 여아에게 무료로 HPV 백신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2013년부터는 백신 대상을 남아에게까지 확대해 19세 미만이라면 남녀 구분 없이 무료로 2회분의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을 포함한 총 29개국에서 HPV 예방을 위해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남녀 모두에게 무료 접종을 실시하는데 우리나라도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남성이 HPV 백신 접종하면 좋은 점은.
- 남성도 백신을 맞으면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하나라도 줄여 여성들의 자궁 경부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게다가 HPV는 자궁경부암 외에도 여러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구강암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남성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HPV 바이러스로 인해 구강암이 발병하는 비율이 30%에 달한다. 특히 구강암의 경우 여성보다는 남성들의 발병률이 높다.
▲정부가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가다실을 포함시켜 만 12세 이상 여아부터 무료 예방접종을 하고 있는데 남아도 포함돼야 하지 않나.
- 정부가 여러가지 논의를 하고 있는 걸로 안다. 남성은 만 9세부터 HPV 백신 주사를 맞을 수 있는데, 성관계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남성들도 어린 나이에 접종해야 예방효과가 클 것이다.
▲가격 부담이 커서 남성들이 쉽게 가다실을 접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 HPV 백신은 총 3회를 맞아야 하는데 1회 접종에 가다실9가는 19만원, 가다실4가는 10만5000원 정도다. 중간 가격인 가다실4가를 대부분 선택하는데, 효과는 가다실9가가 좋은 게 사실. 이건 소비자 선택의 문제일 것 같다. 다만 정부에서 남아도 무료로 가다실을 접종하게 해주는 쪽으로 정책을 바꾼다면 남성들의 가격 부담이 조금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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