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사 바꿀 뻔한 ‘1994년 볼리비아전’
와일드카드 제도로 볼리비아전 승리했다면 16강
축구대표팀이 묘한 인연의 볼리비아와 만난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볼리비아와 친선전을 벌인다.
볼리비아와는 역대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쳐 2무 동률이다. 남미 10개국 중 최약체로 분류되고 FIFA 랭킹 역시 60위로 한국(38위)보다 뒤처지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볼리비아는 한국 축구가 상대할 때마다 만만치 않았던 팀이다. 게다가 25년 전에는 통한의 무승부를 안긴 팀이기도 했다.
한국 축구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C조에 편성돼 스페인, 볼리비아, 독일과 차례로 만났고 2무 1패(승점 2)로 탈락했다.
당시 한국은 볼리비아를 제물로 월드컵 첫 승을 노렸다. 하지만 90분 헛심 공방 끝에 0-0 무승부로 마무리했고, 본선 첫 무실점 경기라는 의미만을 부여했다.
특이할만한 점은 당시 대회가 조 3위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32개국이 아닌 24개국만 출전, 조 1~2위는 자력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랐고, 6개조 3위 팀 중 상위 성적 4개팀에 추가 티켓을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지만, 당시 볼리비아전에서 승리했다면 한국 축구의 역사는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이렇게 됐을 경우 한국은 1승 1무 1패(승점 4)가 되는데 다득점에 의해 와일드카드 레이스 3위까지 오르게 된다. 16강 상대는 와일드카드 3위 미국의 상대였던 그해 우승팀 브라질이 된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한국에 의해 와일드카드를 놓칠 뻔했던 E조 3위다. 해당 팀은 브라질과 결승서 맞붙었던 이탈리아였다. 의미 없는 가정의 역사이지만 너무도 무더웠던 1994년 그해 여름, 월드컵을 지켜봤던 축구팬들이라면 두고두고 아쉬워했던 볼리비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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