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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타결] 10만대 車공장 신설, 내수시장 수용 '관건'


입력 2019.01.31 06:00 수정 2019.01.31 08:08        조인영 기자

경형 SUV 年 10만대 생산…공급과잉으로 시장 혼란 우려

울산공장 생산 '베뉴'와 판매간섭, 노조 반발도 과제

30일 오전 광주 북구 임동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에서 열린 대의원대회에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연합뉴스

경형 SUV 年 10만대 생산…공급과잉으로 시장 혼란 우려
울산공장 생산 '베뉴'와 판매간섭, 노조 반발도 과제


'광주형 일자리' 타결로 광주공장에서만 연간 10만대 규모의 경형 SUV가 쏟아져 나오게 됐다.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 시장에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자동차 시장이 혼돈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와 광주광역시는 3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과 광주시 노사민정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을 체결한다.

앞서 광주시는 전날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에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포함한 광주시 최종 협약(안)을 의결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와 마무리 협상을 진행한 끝에 협약을 최종 타결했다.

협상 타결이라는 큰 산은 넘었지만 광주공장에서만 연간 10만대 차량이 예고되면서 공급과잉 및 판매간섭 등 여러 부작용 우려가 번지고 있다. 특히 광주에서 생산할 경형 SUV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만들 차종과 겹쳐 현대차 노조가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해 왔다.

현대차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베뉴'를 올해 중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베뉴는 소형 SUV인 코나 보다 작은 차체로 설계된 경형 SUV로, 베뉴가 출시되면 현대차는 베뉴(경형)-코나(소형)-투싼(준중형)-싼타페(중형)-팰리세이트(대형으로 이어지는 5종의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는 베뉴를 코나, 엑센트, 벨로스터 등을 만드는 울산 3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엑센트를 단종시키는 대신 베뉴가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 광주형 일자리 협약 타결로 새로 건설하게 된 광주공장에서도 1000cc 미만의 경형 SUV 출시를 검토하고 있어 울산공장 베뉴와 중복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만일 베뉴 생산기지를 울산공장이 아니라 광주공장으로 바꿀 경우, 노조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기존 물량을 광주공장에서 만들게 되면 앞으로도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저가형 공장이 우후죽순 발생하게 되고 결국 기존 사업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베뉴 모델을 광주와 울산에서 나눠 생산하는 방법도 비효율적이다. 무엇보다 평균임금 3500만원 수준의 광주와 9000만원인 울산과의 임금 격차가 뚜렷해 생산단가가 맞지 않는다.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검토 당시 광주공장 생산 차종에 대해 '경제성을 갖춘 차종'을 내세우고 있어 사업 참여 명분인 '경제성 확보'와도 맞지 않는다. 생산단가를 포기하면서까지 현대차가 경형 SUV를 투트랙으로 나눠 생산할 이유도 없다.

베뉴 외에 다른 경형 SUV를 광주에서 만들게 될 경우, 국내에서 생산하는 경형 SUV 모델이 늘어나게 되면서 베뉴와의 판매간섭 문제가 발생한다. 현대차 외에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도 소형 SUV를 만들고 있어 공급과잉도 심해진다.

경형 SUV 가격은 기존 경차보다 다소 높은 1000만원대 중반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준으로 하면 소형 SUV 뿐 아니라 준중형차 하위트림과도 판매 간섭이 예상된다.

어떤 방법이든 국내 자동차 시장에 연 10만대 유입으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시장 혼란은 불가피한 셈이다. 노조의 저항도 극복해야 할 숙제다.

임금을 반으로 줄이는 대신 완성차 공장을 유치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경형 SUV 판매단가에 맞도록 생산단가를 최소화하면서 노조를 설득하는 전략을 모두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 확대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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