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 규모 192조5446억원…이 중 기업 잔액 8.5%↑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진 탓”
9월 말 규모 192조5446억원…이 중 기업 잔액 8.5%↑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진 탓”
시중은행들의 요구불예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기업의 자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확실해지면서 금리는 거의 없더라도 언제든 찾을 수 있고 안전한 곳에 돈을 맡기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 예금주별예금(말잔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 9월 말 194조5446억원으로 1년 전(190조6633억원)보다 2.03%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은행에 인출을 요구하면 은행이 언제든지 지급해야하는 예금이다. 저축성 예금에 비해 현금화가 쉬운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은행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중 기업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5조8263억원에서 71조4220억원으로 8.5% 늘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 가계는 75조1037억원에서 75조1419억원으로 0.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기업들의 요구불예금 규모가 확대된 이유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탓으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 등 대내외 경제를 둘러싼 투자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기업들이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다보니 준비금만 쌓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정기예금에 자금을 묶어 둘 유인이 줄어든 것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데다 미국도 다음달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기업들이 요구불예금에 뭉칫돈을 넣어두고 언제든지 바로 현금화해 다른 자산에 투자하기 위한 셈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요구불예금 증가를 내심 반가운 기색이다. 저원가성 예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은 은행의 조달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이 금리가 오르면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바로 갈아타기 위해 뭉칫돈이 요구불예금으로 물리는 추세”라며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이 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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