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일삼은 중고차 딜러들 무더기 적발

단기간 보험 가입 후 차량 바꿔가며 고의사고 유발

주로 고급 중·대형 중고차 이용해 미수선수리비 편취

보험사기 행각을 일삼아 온 중고차 딜러들이 금융당국에 무더기 적발됐다.ⓒ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기 행각을 일삼아 온 중고차 딜러들이 금융당국에 무더기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201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224건의 고의사고를 유발해 보험금 약 12억원을 편취한 중고차 매매업종사자 등 보험사기 혐의자 18명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보험금을 편취한 중고차 딜러 A(27)씨는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5건의 고의사고를 내고 약 2억원의 보험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사고를 낸 중고차 딜러 B(27)씨는 2013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차선변경 차량을 접촉하는 방법 등으로 25건의 사고를 유발해 보험금 1억원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이들이 중고차를 단기간 보험에 가입한 후 차량을 수차례 바꿔가며 고의사고를 내 보험금을 챙기는 수법을 썼다고 전했다. 차량매매가 용이한 중고차 딜러의 업무 특성상 반복적으로 사고유발 후 차량을 수리해 매도하고 다른 차량을 구입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사고발생 시 고급 중고차의 수리비가 고가이며, 부품 조달 등으로 수리 기간이 장기화되는 경우 렌트비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악용해 외제 중고차나 고급 중·대형 중고차를 가지고 일부러 사고를 유발해 미수선수리비를 편취해 왔다는 설명이다. 또 탑승 인원수에 비례해 합의금을 더 많이 편취하기 위해 운전자 외 1인 이상이 동승해 다수의 사고를 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주로 차선변경이나 교차로 진행 차량을 대상으로 경미한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등 전형적인 사기수법으로 보험금을 챙겼다. 차선변경 시 및 교차로에서의 사고는 대부분 쌍방과실로 처리되므로 보험사기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이용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들을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진행 중이며 보험사기 혐의입증을 위해 보험금 지급서류 및 사고일람표를 제공하는 등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동차 고의사고 다발자 등에 대해 더욱 정교한 분석을 통해 보험사기 조사 및 적발활동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범은 주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이나 교차로 진행 차량 등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유발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보험금 편취를 위해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차량에 동승하는 경우에도 보험사기에 연루될 수 있으므로 이 같은 목적의 동승 제안은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