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장서 한국 추격하는 J뷰티…수출 급성장
일본, 올 상반기 대미 수출 증가율 한국 앞서…"K뷰티 인기에 수혜"
한·일 화장품 수요 '스킨케어'에 집중…소비자 로열티 제고방안 필요
한국 화장품이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온 미국 뷰티시장에서 J뷰티, 즉 일본 화장품이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일 화장품이 모두 스킨케어에 강점을 두고 있는 만큼 우리 제품이 미국시장에서 우위를 굳힐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미국 화장품 수입시장 내 국가별 점유율 순위에서 한국은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에 이은 5위를 유지했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8위에 그쳤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한 단계 상승한 7위에 올랐다.
일본의 대미 화장품 수출은 올 들어 한국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6월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은 2억3221만달러(약 2585억원)으로 작년 동기간에 비해 16.6% 증가했고, 일본은 1억190만달러(약 1134억원)으로 27.1% 늘었다.
이를 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의 화장품 대미 수출 규모는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지만, 수출 증가율은 한국을 10.5%p 크게 앞섰다.
현지 전문가들은 J뷰티가 현재 미국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앞서 화장품 한류(K뷰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민텔은 "미국 내 K뷰티의 성공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스킨케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줬다"며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이 제시한 스킨케어 습관을 따른다면, 일본 화장품을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한국 화장품 업체를 거액에 인수한 것도 아시아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K뷰티의 특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최근 일본 뷰티업체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J뷰티 붐이 예고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지난해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가 'AHC'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한국 업체 카버코리아를 3조원에 인수하면서 주목받았고,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은 '3CE' 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의 지분 100%를 6000억원대에 인수한 바 있다.
미국에서 한·일 양국의 화장품 수요는 모두 스킨케어에 집중돼 있다. K뷰티 제품은 귀여운 패키징 디자인으로 소비자 취향을 적극 겨냥하는 반면, J뷰티는 시장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들이 주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또한 J뷰티 제품은 상대적으로 유통망이 넓지 않은 탓에 온라인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차츰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프리미엄 화장품인 시세이도·SK-II 등은 백화점과 화장품 전문점에 입점해 있고, 중저가 드럭스토어 브랜드는 아마존과 이베이 등 오픈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신선함과 새로움으로 인기를 끌었던 K뷰티가 콘셉트가 비슷한 J뷰티 화장품과 함께 판매될 경우 K뷰티만의 매력을 잃을 수 있다"며 "미국시장에서 롱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브랜딩 작업을 통해 소비자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미국 공략에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중 사드 논란을 계기로 비 중화권 진출을 고려하는 업체가 상대적으로 많아진 탓이다.
2003년 미국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 북미사업에서 작년에 비해 25.7% 증가한 1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라네즈가 작년 하반기 미국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 본격 진출해 출점을 늘렸고, 이니스프리 미국 플래그십 스토어도 판매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은 2015년 허브 화장품 '빌리프'를 세포라에 입점시키며 미국에 첫 진출했고, 현재 300여개 세포라 매장에 빌리프 단독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앞으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북미와 유럽 진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H&B스토어 올리브영은 중국에 이은 해외진출 국가로 미국을 고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기를 확언할 수는 없지만, 신규 진출 국가로 미국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중소업체들도 미국 판로 확대에 적극적이다. 화장품 제조·생산업체 본느가 보유한 자체 브랜드 '터치인솔'은 2015년 국내 색조 화장품 최초로 미국 세포라에 입점했다. 최근 '터치인솔 메탈리스트' 제품은 미국 세포라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돼 출시 3일 만에 재생산에 돌입했다.
2016년 미국 화장품 멀티숍 '얼타'에 입점해 있는 국내 브랜드숍 스킨푸드는 지난 2월 미국 방송사 NBC가 K뷰티 대표 브랜드로 소개하기도 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킨푸드의 워시 오프 마스크 제품이 입소문을 타 품절되는 등 주목받고 있다"며 "미국 NBC 방송을 계기로 글로벌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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