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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비대면 영업 성장 게걸음…"변화 절실"


입력 2018.09.02 06:00 수정 2018.09.02 06:28        부광우 기자

생보업계 시장 비중 1.4% 그쳐…빛바랜 기대

발전 가능성 여전…"혁신 모형 구축 나서야"

국내 보험업계에서 비대면 영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와중 벌써부터 성장판이 닫히는 모습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보험업계에서 비대면 영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와중 벌써부터 성장판이 닫히는 모습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텔레마케팅(TM)과 홈쇼핑, 사이버마케팅(CM), 모바일 등 비대면 판매가 새로운 채널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실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모양새다.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비대면 영업에도 변화의 전기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거둬들인 전체 초회보험료에서 비대면 채널이 차지한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이처럼 생명보험업계에서 대면 판매 비중이 높은 이유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의 일시납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가 많고, 손해보험에 비해 판매자의 전문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신 비대면 영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저가 상품 위주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건수 기준으로 보면 생보사 전체 신계약에서 비대면 채널이 차지한 비율은 27.0%로 액수에 비해 비중이 높았는데, 그 만큼 저렴한 상품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비교적 비대면 영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지난해 손보사들의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비대면 채널의 몫은 12.1% 수준이었다.

하지만 손보업계 역시 영업 전반에서 비대면 채널의 활용도가 높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의무보험이면서 상품이 정형화 돼 있어 비대면 가입이 용이한 자동차보험에 쏠려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중 비대면 판매 비율은 35.4%로 손보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보험사들은 2000년 이후부터 다채널 전략의 시작으로 비대면 창구 확대에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이때부터 주로 IT를 기반으로 하는 TM·홈쇼핑·CM·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은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이라는 제도의 틀 안에서 형성돼왔다. 특히 CM과 인바운드 TM 채널 등은 자발적 구매와 녹취 등으로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이 낮고 비용 효율성이 높아 금융당국도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초기 예상과 달리 보험업계에서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이자 변곡점으로는 개인정보유출 사태가 꼽힌다. 2014년 개인정보유출 사건 이후 소비자보호를 위주의 규제 정책이 강조되면서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다양한 신 채널의 활용이 부진한 상태다.

희망적인 대목은 여전히 비대면 가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상당하는 점이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소비자들 모두 현재보다 향후 비대면 창구인 직판 채널을 통한 가입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서 비대면 채널은 대면 판매에 비해 사업비가 저렴하고 중저가 상품 공급에 유리하며 고객층의 사각지대 해소가 가능해 소비자 편익을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불완전판매 비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유지율도 대면채널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래 고객들의 가입 의향이 확대되면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험 유통의 흐름이 소비자보호 기조 하에서 4차 산업혁명의 접목을 통해 변화, 발전해 나가는 추세 등을 고려해 비대면 채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면 채널 위주의 영업행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판매채널의 활용을 통해 혁신적인 사업모형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상품 표준화와 단순화, 소비자이해 용이성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판매에 용이한 상품의 요건을 갖춘 지속적인 신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 대본을 충실히 하고, 과장 광고나 경품 제공 판매 시책과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한 부정적 이미지를 제거하는 등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비대면 채널 관리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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