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탄핵심판 선고일 지정…경찰, 헌재 주변 100m가량 '진공 상태' 착수
헌재 일대 요새화에 관광객들 발길 끊겨…인근 상인들 어려움 호소
"손님 아예 없는 수준…봄부터 관광 성수기, 빨리 이 상황 마무리되길"
"매출 3분의 1토막 나…주말엔 집회 참가자들 몰리면서 이 일대 마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오는 4일로 지정하면서 헌재 인근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경찰이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헌재 주변 100m가량을 진공 상태화하기 시작하면서 삼엄한 분위기도 감돌고 있다. 이 같은 조치에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헌재 인근 상인들은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하루빨리 이 동네가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12월14일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지난달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에 돌입한 때로부터는 38일 만에 선고가 나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1일 오후 1시부터 헌재 인근에 일반인 접근을 불허하는 '진공 상태'로 만드는 데 조기 착수했다. 당초 경찰은 선고일 하루이틀 전부터 이 지역을 진공 상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앞당긴 것이다. 경찰은 또 안국역사거리에서 헌재 방향으로 향하는 북촌로의 차량 통행도 통제를 시작했으며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의 1, 6번 출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출구는 폐쇄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당일엔 안국역 전체가 폐쇄될 예정이다.
이날 오후 데일리안이 찾은 헌재 인근의 모습은 요새를 방불케 했다. 헌재가 위치한 안국역 일대에는 경찰 버스 차벽이 줄지어 서 있었으며 경찰 방패를 들고 길목을 차단하고 있는 경찰관들의 모습도 보였다. 또 헌재 근처에는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일반 시민들의 통행을 통제하기도 했다.
헌재 주변은 북촌 한옥마을과 삼청동 문화거리 등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던 곳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인해 이 일대가 요새화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상황이다.
안국역 1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분식집 사장 A씨는 "이맘때면 평일이라도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할 시기지만 경찰들이 곳곳을 통제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손님이 줄어든 게 아니라 아예 없는 수준"이라며 "4일에 선고한다고 발표했던데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하루빨리 결정이 나 경찰과 시위대가 철수했으면 좋겠다. 예전처럼 관광객들이 붐비는 동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헌재 앞에서 13년째 기념품 가게를 운영 중인 B씨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라며 "당시에도 근처 상인들이 다 같이 앓는 소리를 냈는데 지금과 비교해 보면 귀여운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저희 가게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80~90%인데 계엄령을 선포했던 지난해 12월엔 매출이 3분의 1토막 났다. 지금은 조금 회복했지만 지난해 대비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며 "4일에 선고가 난다고 하더라도 집회 참가자들의 철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봄부터 관광 성수기인데 빨리 이 상황이 끝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개업 2주 차인 자영업자 김모씨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 추이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손님이 많이 없는 건 확실하다"며 "그나마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매장을 찾지만 주말에는 집회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이 일대가 마비되다 보니 손님이 거의 없다. 좋은 방향으로 이 사태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진행한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기각·각하할 경우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파면 결정에는 현직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의 심판정 출석 여부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