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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솔릭]산업계, 야외작업 멈추고 비상대응체제…서해안권 '긴장'


입력 2018.08.23 11:04 수정 2018.08.23 11:25        박영국·김희정 기자

조선업체 강풍·폭우시 작업중단…크레인 결박하고 선박 피항

태풍 경로 서해안권 현대오일뱅크·SK인천석화 '비상'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조선업체 강풍·폭우시 작업중단…크레인 결박하고 선박 피항
태풍 경로 서해안권 현대오일뱅크·SK인천석화 '비상'


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산업계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고 발생시 신속한 복구를 위한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업 분야에서 태풍 상륙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은 조선업이다. 야외 작업이 많은데다, 태풍에 취약한 크레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진수된 선박들도 태풍으로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조선업체들은 이날 태풍 상륙에 대비해 크레인 결박과 선박 피항 등 다양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경우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옥내외 주요 장비 및 시설물과 붕괴 위험지역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피해 예상 지역에 배치된 선박블록을 이동하고 안벽에 계류 중인 선박에 대해서도 결박 등 안전조치를 강화했다. 해상 시운전 중인 선박은 태풍 영향권 밖으로 피항할 예정이다. 향후 18m/s 이상의 강풍 발생 시 사고 위험이 큰 크레인 작업 등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거제도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태풍 대비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부터 고소(高所)작업을 중단한 상태이며, 건조된 선박들도 자체 동력이 있는 경우 피항하고 동력이 없는 선박은 단단히 결박해 파손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태풍에 대비해 크레인 붐을 고정시키고 조선소 내 설비나 자재가 비산되지 않도록 결박했다. 이들 조선소도 강풍과 폭우 발생시 야외작업은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정유업계도 태풍 상륙으로 긴장하고 있다. 태풍 자체로 설비에 이상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사고 발생시 피해가 큰 정유업계의 특성상 평시보다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태풍 경로상에 위치한 서산에 공장이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초긴장 상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장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위기대응 매뉴얼을 재점검하는 한편, 비상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한편, 필요시 지자체나 관계기관 등과 연계해 대응하기 위해 연락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서해안권인 인천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을 자회사로 거느린 SK이노베이션도 태풍에 취약한 설비들을 점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임시보수가 진행 중인 설비들의 경우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설치해 놓은 비계 등의 장비를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에 위치한 GS칼텍스도 태풍 피해에 대비해 CSO(최고안전책임자)인 김기태 부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현장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일부 설비의 경우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한 보호장치도 설치해놨다.

울산에 공장이 있는 에쓰오일은 상대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에서 멀지만 혹시 모를 피해 발생에 대비해 연안에 정박해 있던 원유운반선을 먼 바다로 피항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강풍과 폭우로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은 아니지만 비상 상황에 대비한 조치를 마련했다. 포스코는 자연재난상황실을 운영하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간 기상정보와 대응책 안내하고 있다. 또한 상습 침수 도로와 철도선로 등에 배수로 및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해 침수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야적제품 포장막에 모래주머니를 설치하는 등 제품 손실 대비책도 마련해 놓았다.

전자업계는 태풍 자체보다도 태풍으로 인한 정전 등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은 평소에도 정전 사태에 대비해 비상발전기를 비롯,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순간전압강하보상장치(VDP) 등을 설치해 비상 상황에도 전력공급을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태풍에도 생산설비 가동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야적장에 배치된 차량의 침수방지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이날 예정됐던 니로 EV 미디어 시승행사를 안전사고 방지 차원에서 연기한 상태다.

이동통신업계도 집중호우에 따른 통신설비 피해에 대비해 각종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강종렬 ICT 인프라센터장 주관으로 비상 상황실을 가동한다. 집중 호우에 취약한 도서·산간 지역 철탑 및 안테나 등 통신 시설 4000여 곳의 안전 점검을 실시했고, 통신 시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신속한 복구를 위해 이동기지국 55식, 발전 차량 50대 등 복구 장비를 태풍 예상 경로에 따라 사전 배치했다.

KT는 과천에 위치한 종합상황실과 전국에 위치한 지역상황실을 운영하고, 태풍 대비 24시간 실시간 종합상황대응체계를 가동한다. 또 태풍으로 인한 통신 시설 피해에 대비한 사전 시설 점검을 완료했고, 피해 예상 지역에 긴급 복구 물자를 전진 배치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이날부터 마곡사옥에 비상상황실을 운영한다.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돌발상황까지 철저하게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인프라직원과 협력사 2400여명과 비상체제에 돌입하며, 통신망피해 발생시 현장에 해당 인력을 긴급출동하고 복구 체제를 가동한다.

정부도 유관기관들과 주요 에너지 시설 및 산업현장 등에 대한 피해 예방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에너지·산업단지 유관기관 기관장들과 ‘태풍 대응 긴급대책회의’를 영상회의 방식으로 개최했다.

한국전력, 한수원, 발전5사, 산단공, 전기·가스안전공사, 가스공사, 전력거래소, 에너지공단 등 13개 재난관리기관장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원전, 발전소, 송배전망, 석유비축시설, 도시가스관 및 인수기지 등 주요 시설에 대한 태풍 피해발생 대비태세 및 기관별 긴급복구체계 점검 등이 다뤄졌다.

현재 발전소, 송배전망 등 주요 에너지 시설은 모두 정상 운영 중이고, 주요 산업단지내 입주업체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강풍·침수로 정전·시설붕괴 등 태풍 피해가 발생할 경우 긴급복구체계를 즉시 가동해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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