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열기 뜨거운 '비조정지역' 분양가도 상승…정부 빗장 거나
대구와 대전 등에서 새로 분양한 아파트 수백대 1의 경쟁률로 마감
일부 비조정대상지역 분양가도 상승…일부 지역은 '묻지마 청약' 주의보도
‘청약 비조정지역’에서 공급된 새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1순위 자격도 규제를 덜 받다 보니 ‘묻지마 청약’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실제 서울과 경기도, 부산 등 청약조정지역의 평균 경쟁률이 최고 수십대 1을 기록하고 있는 사이 대전과 대구 등 비조정지역에서는 평균 수백대 1의 경쟁률로 마감한 아파트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이들 지역의 분양가도 상승하는 추세로, 청약조정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조정대상지역인 만큼 청약조건이나 세금이 까다롭지 않고 경쟁률도 낮다는 인식이 수요자들에 크게 어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청약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만큼 비조정지역의 '로또분양'을 막기위해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빗장 걸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22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등에 따르면 최근 비조정지역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잇따라 수백대 1을 기록하며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되고 있다.
실제 계룡건설산업이 이달 대전에서 공급한 ‘갑천3블록 트리플시티’ 아파트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평균 361.65대 1을 기록했다.
642가구가 일반에 공급된 이 아파트는 총 15만4931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대전 총인구가 150만여명인 점을 고려할 때 10명 중 한 명은 청약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이는 올 초만해도 고전을 겪던 대전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또 대전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현재 4658가구로 부산과 대구, 광주에 이어 미분양 물량이 많은 곳이다.
갑천3블록 트리플시티의 높은 경쟁률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에 분양 후 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인해 실거주자 외에 투자를 염두해 둔 신청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롯데건설이 대구 중구에서 이달 분양한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역시 모든 주택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은 284.2대 1에 달했다. 최고 경쟁률은 9세대를 모집한 전용 101㎡형으로, 7632명이 몰려 8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의 평균 경쟁률보다 높은 것이다. 수성구는 현재 대구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상태다.
이 밖에 강원도 속초 서희스타힐스 더베이 2차, 전북 오투그란데 김제 신풍동, 강원도 춘천 약사지구 모아엘가 센텀뷰 등 지방 비조정지역 아파트도 청약에서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특히 일부 비조정지역의 경우 높은 경쟁률이 지속되자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조정대상지역이 분양가 책정과 대출 규제 등을 피하며 주변 단지에 비해 높은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되고 잇는 것이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7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비조정지역의 분양가격 지수가 전달인 6월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대구(147.0→148.7) ▲강원(119.0→120.1) ▲전북(116.8→117.1) ▲경북(123.7→125.7) 등이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비조정대상지역은 분양권 거래가 자유롭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서울·수도권보다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비조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진 탓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비조정지역이 이런 추세로 높은 경쟁률과 분양가 상승 등이 이어진다면 청약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둔 정부의 입장에서는 청약조정대상지역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이상에 달하는 지역이거나 청약경쟁률이 5대1 이상인 지역을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청약자격과 조건이 강화되고, 분양권 전매제한, 대출조건 강화, 가점제 적용비율 등이 확대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