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발 가격인상 도미노?…"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내년에도 10.9% 최저임금 인상…편의점당 월 이익 30만원 감소
외식프랜차이즈,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인상 움직임 확산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인건비가 오르면 직원 수를 줄이거나 가격을 올려 비용부담을 더는 것 말고 방법이 있나요. 현재 분위기를 볼 때 다른 외식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동대문 인근 식당 주인 A씨)
올해 최저임금이 16.5% 오른데 이어 내년에도 10.9% 인상이 결정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올들어 임대료, 원재료, 배달료가 크게 상승한 가운데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두자릿수로 인상될 경우 수익악화가 불가피 한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폐업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외식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고육 지책으로 가격인상, 인력 감축, 무인시스템 도입 확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일자리는 줄어들고, 외식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고려하면 편의점당 월 이익이 약 30만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당장 폐점을 하거나, 신규 출점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 도입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까지 맞물리면서 외식업주의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고용 축소, 무인 결제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자영업자에 이어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치킨·피자와 같은 배달비중이 큰 업종은 올 들어 배달수수료 인상에 따른 가격인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가맹본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가맹본부 지침과 달리 자체적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배달료나 원자재값에 반영되기 때문에 부담"이라면서 "올들어 최저시급이 인상되면서 배달수수료도 500~1000원씩 인상됐는데 최저임금 인상 얘기가 나오면서 치킨 가격 인상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는 사라지고 외식 물가까지 오르면서 서민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후속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될 경우 가맹점당 월 144만원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가맹점 평균 소득이 230만원대인데 내년에는 거의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기업 지원책은 없고 오히려 뒷수습을 기업들에 떠넘기는 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가맹점 단체와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회사 수익이 급감했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또다시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스럽다"면서 "프랜차이즈 가맹 수수료 인하 등 기업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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