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농협손보…'내부 모니터링 부실' 금감원 또 적발
"고액 현금거래 보고 누락…위험 고객 분류 허술" 지적
"의심 거래 추출 실효성 미흡"…손보업계 전반 긴장 왜
금융감독원이 NH농협손해보험의 부실한 내부 모니터링 체계에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고액 현금거래에 대한 보고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고객 모델 분류에 허술한 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감원은 의심 거래를 걸러내기 위한 농협손보의 자체 시스템 운영에도 허점이 있다며 개선을 지시했는데, 이는 최근 다른 손보사들을 대상으로도 반복되는 지적이어서 업계는 관련 문제가 확산되지는 않을까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협손보는 고액 현금거래 보고업무 운영과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개선 조치를 통보받았다. 금감원으로부터 개선 요구를 받은 금융사는 3개월 이내에 해당 내용에 대한 조치를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사후조치가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 관련 금융사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금감원은 농협손보가 고액 현금 금융거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를 보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금융사는 2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지급하거나 영수하면 그 사실을 30일 이내에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실제 지난 2014~2016년 농협손보는 이런 고객과의 고액 현금거래 20건을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최대 1일에서 최대 7일까지 지연 보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금감원은 고액 현금거래를 보고에서 제외할 때 반드시 관련 증빙자료를 첨부하고 제외 사유 적정성 점검 절차와 방법을 자금세탁방지업무 관련 내규에 명문화하는 등 관련 업무를 개선하라고 농협손보에 지시했다. 금융거래 실질에 맞게 전산처리하도록 직원 교육 역시 강화하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농협손보는 기계적인 내부 고객 위험평가에 대해서도 지적받았다. 농협손보는 유형과 상관없이 고액 보험료를 기준으로 고객 위험을 평가하면서 단체 보험에 가입한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을 고위험으로 분류 하는 등 관련 시스템을 불합리하게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고위험 고객에 대한 추가 확인항목을 전산 필수 입력사항으로 하고 있지 않아 정보 누락이 발생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금감원은 농협손보에 개인과 법인 국가단체 등 형태를 반영해 고객 위험평가 모형을 개선하고, 보험청약서 등의 실제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양식과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명령했다. 이와 관련된 주기적인 점검 절차와 방법도 내규에 명문화하도록 했다.
또 금감원은 농협손보의 의심 거래 모니터링의 경우 추출 기준이 편중돼 있어 실효성이 미흡함에도 주기적인 점검이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더욱이 의심 거래 발생 이후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하는데 자금세탁방지 전담부서의 검토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는 점은 문제라고 봤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의심스러운 거래 추출 기준의 시나리오 적정성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합리적으로 바꾸고, 절차별 보고 시한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역시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손 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같은 의심 거래 추출 체계에 대한 개선 조치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올해 들어 다른 몇몇 손보사들도 금감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당 문제가 손보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1월 금감원은 삼성화재에 대해 의심스러운 거래에 대한 보고가 미흡하다며 고객의 신원, 보험계약 정보, 거래의 실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미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달 한화손해보험 역시 특정 거래가 의심스러운 거래 추출 기준에 해당할 때 경보가 발생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개선 조치 통보를 받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금감원이 보험사들의 의심 거래 모니터링에 대해 직접적인 징계를 내린 것은 아니지만 주요 보험사에서 같은 맥락의 지적이 나온 만큼 다른 곳을 들여다 볼 때 아무래도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피지 않겠냐"며 "당장 해당 시스템에 큰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에 하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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