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반등에도 보험업계 투자효율↓…역마진 우려 지속
지난해 평균 운용자산이익률 3.53%…전년比 0.13%P 떨어져
생보사 중심 하락세 뚜렷…IFRS17 목전 저축성 상품 부담↑
전 세계적으로 바닥을 맴돌던 금리가 반등세로 돌아섰음에도 국내 보험사들의 투자 수익률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명보험업계의 투자 효율이 더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이들이 과거 고금리를 약속하고 대거 판매했던 저축성 보험에서의 역마진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에 따른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점점 다가오면서 생보업계의 자산운용 효율 개선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와 10개 전업 손해보험사 등 35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53%로 전년(3.66%) 대비 0.1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운용자산이익률은 이름 그대로 회사가 자산 투자를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해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사별로 보면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이 가장 낮았던 곳은 PCA생명으로 2.17%에 머물렀다. 다만 PCA생명은 올해 초 미래에셋생명과의 합병 작업이 마무리 돼 지금은 사라진 생보사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현존 생보사 중 운용자산이익률이 제일 낮은 곳은 2.43%를 기록한 라이나생명이었다.
이어 현대라이프생명(2.83%)과 하나생명(2.98%)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 미만에 머물며 낮은 편이었다. 이밖에 메트라이프생명(3.00%)·NH농협손해보험(3.01%)·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3.06%)·NH농협생명(3.16%)·DGB생명(3.19%)·BNP파리바카디프생명(3.22%) 등이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 하위 10개 보험사에 이름을 올렸다.
보험업계의 투자 수익률 악화 흐름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글로벌 금리가 상승 기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기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시중 금리 인상은 통상 자산운용에 호재로 평가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성 부진은 일반적인 예상과 반대 흐름을 보였다는 해석이다.
업권별로 보면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투자 효율이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의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은 3.45%로 전년(3.61%)보다 0.17%포인트 떨어졌다. 조사 대상 손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도 같은 기간 3.77%에서 3.74%로 다소(0.03%포인트) 하락하긴 했지만 사실상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생보업계의 투자 수익률 하락을 둘러싸고 염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배경에는 얼마 전까지 생보사들이 경쟁적으로 팔았던 고금리 저축성 상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산 불리기 경쟁에 여념이 없던 생보사들은 이를 위해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그런데 자산운용 수익률이 해당 금리에도 미치지 못할 경우 그에 따른 역마진 부담은 고스란히 보험사의 몫이 된다.
저축성 상품에 대한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IFRS17의 본격 시행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2021년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이 향후 내줘야 할 보험금 부채는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된다. 이에 보험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은 과거 계약까지 소급, 모두 시가로 평가돼 보험 부채로 잡힌다. 즉,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을 쏟아냈던 생보사일수록 보험 부채가 더 커진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내외 기준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서 자산운용 수익률도 회복세가 전망되지만 생각보다 회복 흐름이 더뎌 저축성 상품에 대한 역마진 부담을 해소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보험사의 사업구조 상 특정 상품에서의 손실 내지 비용 증가는 다른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의 보험료 상승 요인이라는 점에서 투자 수익률 회복은 IFRS17을 앞두고 생보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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