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너무 올랐나…살짝 주춤한 서울 아파트값
재건축 규제·가격 급등에 강남 피로 누적…도심권은 강세 여전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서울시의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 조정방침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다만 여전히 매도자 우위시장 시장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이번 주 0.32%를 기록하며 3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번 주 상승폭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이 가운데 주요 재건축 단지가 있는 강남구와 서초구, 강동구 등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된 반면 광진구, 성동구, 성북구 등 도심권 아파트값의 상승폭은 컸다.
단기간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과 정부의 규제 정책 기조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강남 지역의 추격매수세가 줄어들었지만, 도심권에 있는 뉴타운이나 도심 접근성이 좋은 새아파트를 찾는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아파트값도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월 현재 서울 3.3㎡당 아파트값 평균가는 2050만원으로, 강남구가 3649만원, 서초구가 3531만원, 송파구가 3092만원 등 강남3구가 이보다 높은 가격으로 상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용산구 2731만원, 성동구 2429만원, 양천구 2314만원, 광진구 2211만원 등의 순이다.
지난 해 초 입주를 시작한 종로구 경희궁 자이 전용면적 84㎡는 10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3.3㎡당 3500만원으로 상한가로는 이미 송파구 평균 아파트값 보다 높고 서초구 평균 아파트값과 비슷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정부의 잇단 규제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으나, 호재가 있는 지역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재건축 규제 등 강남에 규제가 집중되고 있어 대체 투자처로 도심권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중심업무지구와 가깝거나 한강변에 위치하는 등 도심권 주요지역은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입지 때문에 수요가 두텁다”고 전했다.
서성권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도 “재건축 조합원지위양도 제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시행과 금융규제 등에 이어 안전진단 기준 강화, 서울시의 이주시기 조정이 발표되는 등 아파트 시장에 대한 규제 대책이 나오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송파의 경우 매수세는 줄었지만 1~2월 고가 거래가격이 시세에 반영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전반적으로 단기간 급등한 아파트값에 매수자들은 피로감을 내보이며 매수세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진정된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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