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500조 육박...금리인상기 부실 뇌관 커지는 우려
주담대 줄었지만 신용대출 규모 증가폭 확대
원리금 상환부담 커진 취약차주 급증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재 1450조원을 넘어서는 가계 빚 규모가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가계부채 규모는 1450조원을 넘어서며 또 사상최대치를 달성했다. 정부의 가계빚 규제 압박에도 가계부채 규모는 쪼그라들기는 커녕 시장 예상치보다 더 많은 1451조원 규모로 불어났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치) 규모는 가계대출(1370조1000억원)과 판매신용(80조8000억원)이 합쳐진 총 1450조9000억으로 집계됐다.
이번 가계빚 규모가 다시 커진 배경에는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 규모의 증가폭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압박 여파에 주택매매거래가 감소하며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6조8000억원 증가로 전분기(8조원)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주담대는 지난해 3분기 8조원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줄어 현재 잔액은 464조2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2016년 68만9000호에서 지난해 61만1000호로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에는 18만5000호에서 4분기에 13만5000호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는 주담대 규모 둔화로 이어지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규모는 지난해 3분기부터 다시 늘어나는 모양새다.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은 지난해 3분기 2조3000억원에서 4분기에 3조3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다양한 원인이 제기된다. 최근 늘어난 소비로 카드값 결제를 위해 신용대출을 받거나 주담대 대출이 막힌 차주들이 주택구매와 관련되서 신용대출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주담대가 주는 대신 신용대출로 옮겨간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대거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대출 부실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긴축 흐름이 사상최대 가계 빚의 부실화를 높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은 지속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오는 3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처음 주재하는 FOMC에서 금리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도 한미금리 역전차는 물론 새로운 총재가 부임한 4월 이후 상반기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내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취약차주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빚 부실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전방위 정책으로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주담대만 줄어드는 미흡한 정책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가 짊어진 빚의 증가율이 여전히 5% 수준에 머물러있는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높다"며 "가계가 갚을 수 있는 것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인데 구조적으로 개선해야할 문제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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