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m 5위’ 이승훈, 감동의 레이스는 이제 시작
최선을 다한 감동의 레이스로 5000m 역주
매스스타트와 팀추월 메달 위한 예열 마쳐
한국 장거리 빙상의 간판 이승훈(30·대한항공)이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값진 5위를 기록했다.
이승훈은 11일 오후 4시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6분 14초 15의 기록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이날 5조 인코스에서 바르트 스윙스(벨기에)와 맞대결을 펼친 이승훈은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한 때 1위로 올라서며 뒷조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경쟁자들을 긴장시켰다. 7조 경기가 끝날 때까지는 1위를 지키며 내심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다.
비록 메달을 수확하지는 못했지만 이승훈의 역주는 감동 그 자체였다.
레이스 중반까지 스윙스에 뒤지던 이승훈은 한 바퀴 남겨 놓고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특히 6분 14초 15의 기록은 자신이 8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할 당시 세웠던 6분16초95 기록보다도 빠르다.
이승훈 역시 경쟁자들에게는 밀려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기록에 만족한 듯 환환 미소를 지으며 관중들의 환호에 답했다.
사실 이번 대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는 이승훈이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아니었다.
이승훈 역시 평창 대회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매스스타트와 소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팀 추월에 좀 더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스스로도 훈련이라 생각했던 5000m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이승훈은 남은 세 종목에 대한 전망을 높였다.
5000m를 시작으로 이승훈은 15일 1만m, 18일 팀추월 예선, 21일 팀추월 결승, 24일 매스스타트에서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선다.
생각지도 않았던 5000m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홈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의 힘을 체감한 것은 큰 수확이다.
일단 메달을 위한 리허설은 제대로 마쳤다. 5000m에서 5위에 그친 아쉬움은 남아 있지 않다.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인 평창에서 이승훈이 가져다 줄 감동의 레이스는 이제 막이 올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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