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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의 묘수] 정용진-정유경 '제조' 경쟁…같은 듯 다른 리더십


입력 2018.01.26 06:00 수정 2018.01.26 09:00        김유연 기자

정용진·정유경 '탈유통' 행보…미래 먹거리 확보

정용진, 식품 제조 vs 정유경, 패션·뷰티·홈퍼니싱

정용진 신세게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도맡으며 분리 경영 체제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남매의 광폭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유통업에 역점을 두고 새로운 유통트렌드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면,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여성의 섬세함을 바탕으로 백화점 뷰티사업, 면세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남매경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으나 또 다시 두 남매가 '제조'에 집중하며 경쟁구도를 펼치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부사장의 '탈 유통' 행보는 백화점과 마트의 성장이 정체되자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정용진 신세게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신세계


◆정유경 신세계 사장, 패션·화장품 넘어 홈퍼니싱 정조준=신세계백화점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 총괄사장은 가구업체 '까사미아'의 지분 92%를 1800억원에 인수했다.

신세계는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홈 토털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우선적으로 전국 13개 백화점과 그룹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까사미아 신규 채널을 확대하고, 동시에 로드샵 전략도 펼쳐 동업계 수준의 매장 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두 상권 중심의 72개 매장을 향후 5년내 160여개 점으로 2배 이상 늘리고 신규 매장의 성격도 '플래그쉽', '로드숍', '숍인숍' 3가지로 세분화해 상권 규모에 맞는 출점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2028년까지 매출 1조원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정 총괄 사장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리뉴얼, 뷰티 편집숍 시코르, 면세점 사업 확장 등으로 신세계백화점 사영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정 총괄은 2016년 백화점 캐시미어 의류브랜드인 '델라라나'를 시작으로 자체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 자체 란제리 브랜드 '언컷'을 잇달아 내놨다. 아디르의 경우 원석구매부터 디자인, 판매까지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맡는다.

지난해 2월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탈리아 인터코스사가 합작해 만든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통해 화장품 제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2020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노브랜드·피코크·소주…식품 제조 힘 싣는 정용진=정 부회장은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인'노브랜드'와 프리미엄 자체브랜드 '피코크'의 투 트랙 전략을 앞세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노브랜드는 현재 1000여개의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출시 첫해인 2015년 234억원에서 2016년 1900억원으로 매출이 8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노브랜드 매출액은 3500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는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하며 주류제조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제주소주는 9월 '푸른밤'이라는 이름으로 새 소주를 전국에 내놓았다.

또 정 부회장은 신세계푸드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2023년까지 매출 5조원 규모의 종합식품회사로 키울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푸드는 그동안 급식, 식자재유통과 관계사 제품공급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해왔다. 신세계푸드는 한식뷔페 올반과 데블스도어, 오슬로, 자니로켓, 보노보노, 베키아에누보 등 외식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가정간편식(HMR)에 속도를 낸 결과 지난 2016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 하반기쯤이면 신세계푸드 오산 2공장이 준공될 것으로 전망돼 베이커리 사업도 외형을 더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주력사업이 성장 정체에 부딪힌 상황에서 신세계는 제조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품을 공급할 유통채널이 많다는 점 역시 두 남매가 제조업에 투자를 늘리는 이유로 꼽힌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생활용품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경쟁력 확대로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가구 중심의 생활용품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적 행동으로 해석된다"며 "장기적인 경쟁력 확대와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위한 전략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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