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보좌할 김하성…2014 강정호 재연?
메이저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박병호가 KBO리그로 복귀한다. 그러면서 김하성도 자연스레 넥센 4번 타자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4번 타자의 무거운 짐을 덜어낸 김하성이 올해 더욱 무서운 활약을 보여줄 것이 기대되는 이유다.
넥센은 애물단지였던 대니돈의 대체선수로 입단해 17홈런을 터뜨린 외인타자 초이스가 잔류했고 여기에 홈런왕 박병호도 가세한다. 이에 따라 2018시즌 넥센의 클린업 트리오는 초이스-박병호-김하성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김하성은 올 시즌 타율 0.302 23홈런 114타점 OPS 0.889를 기록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즌 3할 타율을 달성했고 2년 연속 20홈런을 넘어서며 팀 선배 강정호의 뒤를 잇는 거포 유격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타점 부분에서 리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격수가 한 시즌 100타점을 기록한 것은 역대 3번째다. 게다가 4개의 도루만 더 추가했다면 2년 연속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도 가능했다.
무엇보다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리그 정상급 공격력을 보이는 점이 인상적이다. KBO리그 시즌 종료 후에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3안타 1홈런 1볼넷으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8시즌 김하성은 주로 5번 자리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강정호 역시 5번 타자 유격수로 활약한 바 있다. 강정호는 2014 시즌 타율 0.356 OPS 1.198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하며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점 신기록을 달성했다.
김하성이 16시즌 20홈런 20도루를 기록한 것에 이어 17시즌 2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것도 강정호와 평행이론이다. 강정호 또한 12시즌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13시즌 2년 연속 20홈런 달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타순의 앞뒤를 지켜줄 동료 타자들의 구성 또한 흡사하다. 2014년 당시 강정호의 앞에는 서건창, 이택근, 유한준, 박병호가 버티고 있었다. 강력한 타자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던 넥센 타선이었기에 상대 투수들이 강정호만 집중 견제할 수 없었다.
올 시즌 김하성의 앞 타순에도 서건창, 이정후, 초이스, 박병호 등 리그 정상급 활약이 기대되는 타자들이 자리 잡을 예정이다 2017시즌에 비하면 김하성 역시 견제에서 좀 더 자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타자 초이스는 지난해 46경기에 나서 타율 0.307 OPS 1.041 17홈런을 기록하면서 풀타임 활약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이미 3번 타자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KBO리그에 적응을 마친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이 기대된다.
복귀를 택한 박병호는 KBO리그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2년 연속 50홈런도 기록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 2년간 부진했지만 KBO리그에서의 장타력은 검증된 상태다. 홈구장이 목동에서 고척돔으로 바뀐 점이 변수이긴 하지만 SK 최정의 홈런왕 3연패를 저지할 가장 유력한 후보다.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김하성이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3시즌 연속 2인자의 설움을 겪어야 했던 김하성이 선배 강정호의 타임라인을 재연하며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김호연,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