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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허훈에겐 다소 낯선 KT의 순위


입력 2018.01.01 13:00 수정 2018.01.06 23:0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서 1순위로 KT행

8연패와 최하위 기록 중인 팀 구원 과제

‘1순위’ 허훈의 프로 생활은 만만치가 않다. ⓒ KBL

지난 10월 30일에 열린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부산 KT는 주저 없이 허훈을 지명했다.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은 선택이었다.

허훈은 이상민과 김승현의 뒤를 잇는 ‘천재 가드’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다. 아마추어 무대에선 대적할 자가 없었던 최고의 포인트 가드였다. 대학교 2학년 때 나선 프로-아마최강전에선 국내 최고의 선수 양동근을 상대로 팽팽한 모습을 보였고, 일찍이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프로 선수들과 우열을 가렸다.

허훈은 연세대학교에서의 마무리도 화려하게 장식했다. ‘라이벌’ 고려대와 치른 ‘2017 정기 연고전’에서 30득점을 기록하며, 7년 만이자 2570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2017 남녀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독보적인 활약을 선보이면서, 연세대의 우승과 MVP를 수상했다.

허훈은 프로 데뷔전에서도 농구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서울 SK와 경기에서 23분 21초를 뛰었다.

프로 데뷔전인 만큼 긴장감이 컸을 수도 있지만, 허훈은 달랐다. 대선배들 앞에서 거침이 없었다. 과감한 골밑 돌파로 득점을 올렸고, 허를 찌르는 패스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데뷔전 기록은 ‘15득점 7어시스트’였다.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허훈은 국내 최고의 포인트 가드가 될 자질을 보여줬다.

하지만 ‘1순위’ 허훈의 프로 생활은 만만치가 않다.

소속팀 KT의 현실이 가장 큰 원인이다. KT는 올 시즌 28경기를 치른 현재(1일 기준), 4승 24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프로에 막 입성한 허훈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장신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기대가 컸던 웬델 맥키네스는 들쑥날쑥하다.

국내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도 뼈아프다. 특히 ‘센터’ 김현민의 전력 이탈이 아쉽다.

김현민은 KT와 5년 재계약을 맺으면서 대도약을 다짐했지만, 개막전인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아킬레스 파열로 쓰러졌다. 시즌 아웃이었다.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주던 김우람도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일찍이 시즌을 마쳤다.

33세 김영환이 평균 10.61득점 2.5어시스트 3.3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중심을 잡아보려 하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는 KT의 상황이다. 김영환을 제외하면,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해주는 선수가 없다. 부활을 꿈꾼 이광재(평균 2.6득점), 천대현(2.3득점), 박철호(4.9득점) 등 국내 선수의 활약이 너무나도 저조하다.

이 가운데 허훈(9.63득점 3.88어시스트)과 김기윤(8.6득점 4.9어시스트), 박지훈(5.54득점) 등 젊은 가드들의 분전만 눈에 띈다.

KT는 지난달 30일에 열린 SK전에서도 63-84로 무너졌다. 올 시즌 최다인 8연패 수렁에 빠졌다. 9위 고양 오리온과 승차는 3.5경기로 더 벌어졌다.

허훈이 30분 39초간 코트에 나서 3점슛 3개 포함 11득점을 올렸지만, 추락하는 KT를 구하지는 못했다. 맥키네스(17득점 12리바운드)와 르브라이언 내쉬(14득점 9리바운드), ‘신인 2순위’ 양홍석(11득점 7리바운드)이 힘을 보탰지만, 역부족이었다.

허훈에게 ‘8연패’와 ‘최하위’란 성적은 너무나도 낯설다. 허훈은 절망에 빠진 팀을 구해내고, 이 상황을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마련해야 하는 등 주어진 과제도 산더미다. 허훈의 프로 1년 차 생활이 생각보다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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