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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CEO] 34년간 바른 먹거리 매진,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


입력 2017.12.28 06:00 수정 2017.12.28 06:08        최승근 기자

채소가게에서 연매출 2조원의 유기농 전문 식품회사로 발돋움

바른 먹거리는 바른 경영에서 시작…경영권 승계 대신 전문경영인 체제로

30여년 간 바른 먹거리 사업에 매진하고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이가 있다. 풀무원의 남승우 대표다. 작은 채소가게로 시작한 풀무원을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유기농 전문 식품회사로 키워낸 그는 ‘바른 먹거리’는 곧 ‘풀무원’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남 대표는 일반 오너 기업들이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과 달리 은퇴와 동시에 풀무원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상장기업의 경영권은 전문경영인이 승계해야 한다'는 그의 경영철학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

남승우 풀무원 총괄 CEO.ⓒ풀무원

채소가게에서 연매출 2조원의 유기농 전문 식품회사로 발돋움

현재 풀무원 대표이사 총괄 CEO를 맡고 있는 남 대표는 1952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현대건설에서 근무하던 중 경복고 동창인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권유로 풀무원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84년부터 풀무원을 이끌고 있는 남 대표는 식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생수 등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재직 중 연세대학교에서 식품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이 같은 바른 먹거리에 대한 열정으로 사업 초기 풀무원 농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팔았던 압구정동의 작은 채소가게를 지난해 기준 연매출 2조307억원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당시 10여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현재 1만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바른 먹거리’라는 개념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처음 알린 것도 남 대표의 공이 컸다. 풀무원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30여년 전만 해도 먹거리에 대한 기준이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다.

특히 소비자들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두부와 콩나물은 원료를 속이거나 제조 공정이 비위생적이어서 종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그는 '100% 안전한 두부'와 '농약과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는 콩나물' 사업을 통해 풀무원의 이름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두부사업은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에서 포장 두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안전과 안심은 물론 건강과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으로 확대되면서 이에 맞춰 ‘로하스’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그가 말하는 로하스는 '몸과 마음, 생태계의 건강 유지를 위한 가치 실천 활동'으로 사람의 건강과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무원의 브랜드 슬로건인 '나와 지구를 위한 바른먹거리와 건강생활'이라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풀무원은 국내 식품 기업 중 대표적인 소비자 중심 경영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력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은 10년 연속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받았다.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CCM 인증을 도입한 이래 10년 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선정된 것이다.

국내 전체 기업 중 풀무원식품을 비롯해 교보생명, 유니베라, 코웨이, 한화생명 등 5개 기업이 받았으며, 식품 기업으로는 풀무원식품이 유일하다.

바른 먹거리는 바른 경영에서 시작…경영권 승계 대신 전문경영인 체제로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의 평균 은퇴 나이가 65세입니다. 나이가 들면 열정과 기민성, 기억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에서도 최고 경영자는 65세가 되면 대부분 은퇴를 합니다.”

남 대표가 은퇴를 앞두고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그는 기업 오너임에도 공개적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해왔다. “상장기업의 경영권 승계는 전문경영인이 하는 것이 답”이라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남 대표는 3년 전 공표한대로 65세가 된 올해 풀무원을 떠난다. 3년 전 밝혔던 그의 계획대로 올 2월 이사회를 통해 남승우 단독대표 체제에서 남승우‧이효율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업무 인수인계는 지난 9월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달 1일 이사회에서는 후임 총괄 CEO로 이효율 사장을 내년 1월 1일자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이효율 총괄CEO가 풀무원의 전사 경영을 총괄하게 된다. 풀무원은 3분기 말 기준 28여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복합기업으로 풀무원이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신임 CEO는 1983년 사원 1호로 풀무원에 입사해 34년간 근속하며 풀무원식품 등 다양한 사업에서 성과를 보여 왔다. 근무 기간만 따지만 남 대표 보다 3개월 더 일찍 풀무원에 입사했고, 현재 풀무원 임원 중 근속기간이 가장 길다.

지난 3월 방송인 이익선 씨의 사회로 남승우 풀무원 대표(사진 가운데)와 이효율 대표(사진 왼편), 유창하 전략경영원장(사진 오른편)이 토크쇼 형식의 열린 토론회에서 사업 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해 주주들과 함께 토론하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풀무원

풀무원이 열린 주주총회 등 주주친화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도 남 대표의 영향이 컸다. 풀무원은 올해로 10년째 주주들과 상호 소통하는 토크쇼 형식의 ‘열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영업보고 및 감사보고, 재무제표 승인, 사내·외 이사 선임 등 일반적인 주주총회와 절차는 비슷하지만, 풀무원의 주주총회에서는 경영진이 그동안의 사업 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며 토론을 진행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풀무원의 ‘열린 주주총회’는 주주들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진정성 있는 주주총회를 만들자는 취지다. 투자가 워렌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를 벤치마킹해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매년 한 번 열리는 주주총회를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주주들이 주인이 되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주총 문화를 선도적으로 바꿔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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