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장미대선 이후 집값 급등…정부 과열 원인으로 '투기세력' 지목
6년만에 투기과열지구 부활 등 거래·대출·세제 총망라한 규제 가해
5월 장미대선 이후 집값 급등…정부 과열 원인으로 '투기세력' 지목
6년만에 투기과열지구 부활 등 거래·대출·세제 총망라한 규제 가해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은 과열과 정부 규제 일변도로 압축된다. 분양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는 탓에 청약 경쟁률이 뜨거웠고,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기존 아파트 가격 급등 현상, 전세가율(주택 매매가 대비 전셋값의 비율)이 높은 지역의 갭(gap)투자 등 시장에는 투자 열풍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에 새 정부 들어 6년여만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부활하는 등 역대급 고강도 규제책을 쏟아냈다. 전 정권에서 주택시장을 경기 부양책을 이용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주택시장을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주택 거래, 금융대출, 각종 세제 등의 전방위적인 규제로 시장에 압력을 가하는 모양새다.
연초 '입주폭탄· 11.3규제' 여파로 주택시장 '냉기류'
연초만 해도 주택시장은 냉기류가 흘렀다. 지난해 말 나온 '11.3 대책'으로 종전보다 청약 및 대출규제가 강화된데다 입주물량 증가 및 금리인상 우려 등의 악재도 산재해서다. 주택 시장은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2017년 1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8000여건에 그쳐 2016년 월 평균 거래량(약 5만7000건) 대비 30% 이상 줄었고,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는 '빚 내서 집을 사라'라는 부양책을 유지하다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규제책으로 노선을 급선회했다.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정하고, 1순위 자격 요건 및 1~5년 재당첨 제한 등의 규제를 가했다. 또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을 종전보다 1년 연장 또는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강화했다.
무엇보다 '공급과잉에 따른 입주폭탄'이 올해부터 시작되면서 부정적 전망이 컸다. 지난 2년간 아파트 신규 분양만 100만 가구 가량이 공급됐는데, 단기(2년) 물량으로는 1기신도시가 조성된 1990년대 이후 최대치여서 국지적인 역전세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입주물량은 쏟아지는데 시장이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경우 집값 하락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냉기류는 잠깐, 대선 이후 서울 아파트값 '이상 과열'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탄핵정국으로 대선이 치뤄진 5월을 기점으로 전환을 맞는다. 아파트값이 뛰고 거래량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가장 큰 집값 상승폭을 기록했던 '노무현 정부(2003~2008년) 시즌2'라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오히려 투자수요가 더 많이 시장에 유입된 것이다.
특히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면 재건축 시장이 위축돼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과 7월에 각각 1%가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사업 추진이 빠른 일부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촉발된 강세가 확산되면서 일반 아파트까지 연쇄적으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새 정부 첫 부동산 대책 발표, 6.19대책은 11.3대책 확장판으로 약발 미미
문재인 정부는 지속되는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첫 대책을 발표한다. 전매제한기간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 '11.3대책'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기 광명시와 부산 기장군, 부산진구 등 3곳을 조정 대상지역으로 추가하고, 서울 전역의 분양권 거래를 입주 전까지 금지하도록 한 내용이다. 조정 대상지역의 LTV·DTI 규제 비율을 10%p씩 강화하고 잔금대출에 대한 DTI 규제를 신규 적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에도 분양 시장 열기가 진정되지 않고,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시 커지는 등 약발은 미미했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유입되는 투자심리를 걷어내지 못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6월 23일 국토교통부 첫 여성 수장으로 김현미 장관이 취임했다. 김 장관은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투기 수요를 지적하며 이를 겨냥한 강력한 규제를 시사했다. 특히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주택시장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투기 행위를 엄단한다.
집값 급등 원인 '투기세력' 지목…'연이어 고강도 규제책 발표'
정부의 확고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시장 열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정부는 이때부터 고강도 대책을 연이어 쏟아내기 시작한다. 특히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만큼 청약, 세제 등을 비롯한 금융대출까지 총망라한 규제책을 발표했다. 6.19 대책 이후 8.2 대책, 9.5 후속조치, 10.24 가계부채대책, 11.29 주거복지로드맵, 12.13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까지 총 6번의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정부는 첫 번째 규제책을 내놓은 지 40여 일만에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1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마지막으로 해제된 투기과열지구를 6년 만에 다시 부활시켰다. 거래(투기과열지구 등), 세금(양도소득세 강화), 대출(DTI·LTV 강화), 청약(1순위 자격 및 가점제 확대) 등을 총망라한 역대급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시장을 잡겠다는 복안이었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과천시, 세종시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청약 1순위 자격 요건, 무주택 가점제 비율 등도 상향 조정했다. 특히 부동산 과열의 원인이 1%대 저금리 속 '유동성 과잉'이라고 진단,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를 40%까지 낮췄다.
한 달 후에는 8.2 대책의 후속조치인 '9.5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고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급등하는 가계부채를 잡고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을 막기 위해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DTI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추가로 받는 경우 기존에 받았던 주담대는 이자상환액만 반영하지만, 신DTI는 원리금 상환액까지 더해 대출한도를 정한다. 이에 다주택자가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들어 주택을 매입하는게 어려워지게 됐다.
또 2018년 하반기부터는 전체 빚 규모와 이를 갚을 능력까지 고려해 대출금을 정하는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을 새롭게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피해 속도전…수주전 진흙탕 싸움
정부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시켰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내년부터 부활하기로 했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을 통해 발생한 개발 이익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로서, 내년부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는 아파트 단지부터 적용된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2017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치기 위해 일제히 사업에 속도를 냈다. 둔촌주공과 개포주공1단지 등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쳤다. 잠실주공 5단지는 지난 9월에 최고 50층 재건축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고, 은마 재건축 조합은 35층 정비계획안으로 사업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특히 내년 이후 재건축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일감 따놓기에 열을 올리며 수주전이 뜨겁게 진행됐다. 총 사업비 10조원 규모로 관심이 뜨거웠던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이 맞서 현대건설이 승기를 거머쥐었다.
잠실미성크로바, 한신4지구 등 강남권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 무상이사비 지원 등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건설사들의 무리한 약속이 난무하게 된 것. 결국 정부가 나서 강남 재건축에 대한 점검에 돌입, 12월부터 재건축 사업에서 이사비 지원을 금지하도록 규제했다.
정부 5개년 주택계획 청사진 '주거복지로드맵', 임대차시장 활성화
새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규제책만 쏟아낸 정부는 연말 들어 숨을 고르고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한 주거복지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향후 정부 5개년 주거정책 청사진을 담은 '11.29 주거복지로드맵'를 발표하고, 공공주택 총 100만호 공급 계획을 밝혔다.
공공임대 65만호(연 평균 13만가구), 공공분양 15만호(연평균 3만가구), 공적지원을 받는 민간임대 20만호(연 평균 4만가구) 등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적지원 민간임대는 기존의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를 사실상 폐지하고 임대료와 입주자격 등의 공공성을 더욱 강화했다.
청년의 경우 소형·일자리 연계형 임대주택(공공임대 13만호, 공공지원 12만실) 25만실 및 기숙사 5만명 입주 등을 통해 30만실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29세 이하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에게 최고 3.3% 금리적용, 500만원 한도 비과세의 우대형 청약저축을 도입하기로 했다.
신혼부부의 경우 혼인기간 7년 이내 신혼부부 및 예비 신혼부부에게 육아 특화형 임대주택 20만호를 공급한다. 신혼부부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분양형 공공주택 7만호도 공급하기로 했다. 국민·공공 및 민영주택의 특별공급 비율도 각각 15→30%, 10→20%로 확대했다.
저소득·취약계층에는 임대주택 41만호(공공임대 27만호, 공공지원 14만호)를 공급하고, 고령층에게는 임대주택 5만호 공급할 방침이다. LH가 고령자의 주택을 매입·리모델링해 청년 등에게 임대하고, 매각대금을 분할 지급하는 '연금형 매입임대'도 도입한다.
이어 이달 13일에는 주거복지로드맵의 한 축인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다. 민간임대 등록사업자를 양성화하고, 이를 통해 세입자 권리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등록한 임대사업자에게는 조세와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고 미등록 사업자에는 부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대 등록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8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한 임대소득 과세와 건보료 부과를 2019년부터 시행하되, 등록사업자에 대해서는 부담이 최소화 되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장기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8년 장기임대 위주로 지원폭을 더욱 확대한게 특징이다.
특히 등록 임대주택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적용돼, 세입자 측면에서는 4년 또는 8년 계약갱신청구권과 연 5% 이내 전월세상한제 혜택을 사실상 적용 받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발표 한 달이 지난 지금 다주택자들의 이렇다할 큰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이번 임대주택 활성화 유도 방안 이후에도 임대 등록이 저조하거나 임대차 시장이 진정되지 않으면 오는 2020년부터 다주택자 임대업등록을 의무화하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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