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해빙무드 한달]다시 울려 퍼지는 "환잉꽌링"…예전 모습은 아직
사드 해빙 무드 한 달 명동…상인들 기대감 '가득'
유커 모시기 마케팅…빈 점포 입점 준비 분주
"니하오."(안녕하세요),"환잉꽝린."(어서오세요)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해빙 무드를 맞은지 약 한 달을 맞이한 지난 28일 오후 서울 명동 화장품 거리는 다시 중국어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중국어 대신 일본어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만 들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후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일본, 동남아 관광객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취를 감췄던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올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인들도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듯했다. 판매직원들은 길거리로 나와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한창이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고들 하는데 사실은 거리 곳곳에서 유커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다. 사드 해빙에도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렇다 보니 곳곳에서 정작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라고들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날 명동 화장품 거리의 점포는 물론 상인들은 유커의 귀환에 대비해 '유커 모시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중국인을 겨냥한 '매장에서 여행 가방 보관해드립니다. 편하게 쇼핑하세요', '1+1' 등의 안내 표지판도 거리 한복판으로 나왔다. 일부 매장 앞에는 '중국어 가능한 사람 우대' 등의 구인 광고도 볼 수 있었다. 머지 않아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몰려올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화장품 가게 판매 직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중국어 가능한 직원도 다시 채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올지도 의문인 상태에서 업계 사람들에게 희망고문만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의류매장 판매 직원도 "매장을 보다시피 아직까지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백화점이나 면세점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조금씩 돌아올지 몰라도 명동 일대는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게 중국인이 돌아온거라면 정말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반면 사드 해빙 소식이 들리면서 한동안 주인이 없어 문을 닫아야만 했던 일부 점포들은 입점 준비에 분주했다. 명동 일대 상권은 지난 3월 이후 사드 후폭풍으로 매출이 급락하면서 공실률이 높아졌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내놨던 점포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
명동의 A 공인중개업소 직원은 "사드 해빙 소식에 명동 일대 권리금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호가가 뛴 곳도 있다"면서 "점포를 팔겠다고 내놨던 분들도 다시 안 팔겠다고 거둬들이고 있다. 내년 초쯤이면 예전에 붐비던 명동 거리로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사드 보복으로 큰 피해를 봤던 업계는 해빙 기류가 다행이라면서도 기대처럼 사드 보복이 빨리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에만 의존하는 것은 리스크가 그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한한령은 언제든 다시 부활할 수 있다"면서 "중국에만 의존하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발전은 커녕 쇠퇴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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