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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창원R&D 센터 "가전 개발 R&D 인프라 집합체"


입력 2017.11.07 10:00 수정 2017.11.07 10:08        창원=데일리안 이배운 기자

제품군 흩어진 R&D 자원 통합…연구효율 극대화

“세계 최고 수준 R&D 인프라 제공…글로벌 주방가전 선도”

LG전자 연구원들이 지난6일 경남 창원시 LG전자 R&D센터에서 3D프린터로 만들어낸 냉장고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품군 흩어진 R&D 자원 통합…연구효율 극대화
“세계 최고 수준 R&D 인프라 제공…글로벌 주방가전 선도”


“이 냉장고 문 모형을 만드는 3D프린터는 한 대에 8억원입니다. 이전에는 제품 모형 제작을 외부업체에 맡기면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됐지만 이 프린터기를 통해 시간을 30% 절감하고 연간 7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6일 경남 창원 소재 LG전자 연구개발(R&D)센터의 3D프린터 룸에 들어서자 박수소리 연구원이 "이 정도 시설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소개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박 연구원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네 대의 3D프린터들은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완성된 모양을 추측하기 힘든 조형을 쉴새없이 다듬어 내고 있었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 착공에 들어간 지 2년여만인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 LG전자 창원1사업장에 창원 연구개발(R&D)센터를 완공했다.

이 건물은 LG전자의 주력 가전인 냉장고·정수기·오븐레인지·식기세척기 등 제품군별로 흩어져있던 부문의 R&D 자원을 한 곳에 모아 연구 효율을 극대화시킨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창원 시내애 우뚝 솟은 창원R&D 센터는 냉장고에서 모티브를 얻은 새하얀 외관으로 멀리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리나라 전통 창틀 모양에서 따온 수평 수직 프레임 외벽과 전면 통유리창은 세련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건물 옆면의 ’W'와 'V‘ 형태의 프레임은 각각 ’세계 1위‘와 ’승리‘ (World no.1, victorty)의 의미를 함축하며 LG전자의 야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창원R&D 센터의 층수는 22층이지만 작업에 지장이 없도록 각 층고가 높은 탓에 실제로는 44층 아파트의 높이와 맞먹는다. 건물 총 연면적은 1만5400평으로 지하 2층부터 1층은 시료 보관실, 3층부터 11층은 냉장고 R&D 구역, 12층부터 16층까지는 쿠킹 빌트인 구역, 17층 이상은 접견장소 등 공용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다.

송대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은 창원R&D센터 건립 취지에 대해 “정수기·냉장고·에어컨·공기청정기 등은 누가 봐도 LG가 잘 만드는 제품"이라며 "이들의 R&D 자원을 합쳐서 시너지를 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기 냉장고와 공기청정 에어컨을 만들어내는 등 이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R&D센터 지하 1층 시료보관실이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 시료 제품들로 가득 차 있다 ⓒLG전자
시험용 제품들을 모아두는 건물 지하의 시료 보관실로 들어서자 시료용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연구자들이 특정 제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때 시료제품을 찾아 연구실까지 손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항상 일정하게 서늘한 온도가 유지되는 지하 740평 공간에는 현재 출시된 냉장고 등 시료용 제품 750여대가 보관돼 있었다. 이들을 모두 수직으로 올려 세우면 서울 여의도 63빌딩 5개 높이와 비슷한 1400미터에 달한다는 설명이 어어졌다.

이어 찾은 키친어플라이언스 R&D 공간은 일반 가정의 주방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했다. 단순히 제품의 기술적 우위를 넘어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 향상을 추구한다는 회사의 철학이 엿보였다.

창원R&D 센터에는 일반적인 공학 기술자와 더불어 ‘워터소믈리에’, ‘레시피 전문가’, ‘김치 연구가’등 이색 연구자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주방가전이 고객들의 식생활과 직결된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의 성능뿐 아니라 감성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조리법을 연구하는 박소영 LG전자 쿠킹팀 선임연구원은 “같은 레시피라도 식재료를 가열하는 시간과 세기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질 수 있다”며 “요리를 만들어서 개발·평가하고 표준 레시피를 마련하는 등 감성 소프트웨어 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창원R&D 센터는 각층마다 연구원 휴식 공간을 설치해 센터 전체에 총 375평의 휴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원들의 창의성을 끌어올리고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계단 공간은 다양한 색상으로 디자인하고 일정 구간마다 소모한 칼로리를 표기해 운동효과도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LG전자는 센터 내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지열을 활용하는 고효율 공조설비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건물로 설계했다. 조명과 공조 등 에너지 설비들을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절하는 자동제어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창원R&D센터가 위치한 창원1사업장에 오는 2023년까지 총 6000억원을 투자해 기존의 대량생산 시스템 위주의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스마트공장은 제품의 주요 부품들을 몇 개의 패키지로 구성하고 서로 다른 모듈들을 조합해 여러 종류의 모델을 만드는 ‘모듈러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다.

이같은 방식의 채용은 제품 생산 복잡도를 개선하고 부품의 수급부터 품질검사 까지 생산 과정의 효율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송대현 LG전자 사장은 “창원R&D센터는 주방가전 제품들 간의 시너지를 보다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전진기지”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주방가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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