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 해산…6개월내 지방선거 실시
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 중인 카탈루냐 지방에 대해 지난 21일(현지시간)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중앙정부에 자치권을 일시 귀속하기로 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향후 6개월 내 선거를 해 새 지방정부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이끄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과 각 부처 장관들을 몰아내고 선거로 새 지방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분간 중앙정부에서 이 지역을 직접 통치하겠다는 것이다.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에 불복종하거나 헌법을 위반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중앙정부가 자치정부 해산과 자치경찰 장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스페인 정부가 스페인을 구성하는 17개 지방을 상대로 자치권 박탈을 위해 헌법 155조를 발동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지역의 법치를 회복하고 경제활동과 공공서비스를 보장하는 한편, 모든 시민의 시민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처럼 전례 없는 조치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자치정부 해산이 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구성되기 전까지의 과도기적 조치이기 때문에 완전한 자치권 몰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라호이 총리는 "우리는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아예 끝내려는 것이 아니라 법의 테두리를 넘어 행동하는 이들의 임무를 없애려는 것"이라며 푸지데몬 수반 등 자치정부 지도자들을 겨냥했다.
헌법 155조 발동안이 효력을 가지려면 의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스페인 정부는 이같은 조처를 담은 안을 상원에 제출하고, 상원은 오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스페인 상원은 집권 국민당(PP)이 다수를 점하고 있고 사회당 등 주요 야당도 카탈루냐 자치 중단에 동의하는 입장이어서 의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바르셀로나에서는 스페인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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