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끊이지 않는 논란…‘혁신 선도기업’ 위상 흔들리나
브랜드 이미지 악화일로…아이폰 ‘혁신’없는 뒷걸음질
브랜드 이미지 악화일로…아이폰은 ‘혁신’없는 뒷걸음질
지난 몇 년간 혁신 선도기업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를 굳건히 유지해 온 애플이 끊임없는 논란을 빚으면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허 소송 남발과 패소, 부적절한 고객 서비스 행태가 잇따라 도마에 오르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되고 주력상품인 아이폰은 혁신 부재 및 결함 논란이 잇따르면서 부동의 선도 사업자 지위에 균열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내로남불’ 특허침해 소송 남발에 브랜드 이미지 하락
애플은 수년전부터 크고 작은 기업에 무분별하게 특허권 침해 제소를 걸어 이른바 ‘소송 전문 기업’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역으로 애플이 당한 소송에서는 특허 침해의 고의성까지 드러나면서 여론의 싸늘한 눈총을 받았고 최근까지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은 기술특허 전문업체 '버넷엑스'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해 4억3970만달러(약 5000억원)를 물게 됐다. 텍사스법원은 애플의 특허 침해에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배상 액수를 높였고 소송비용과 이자도 애플이 추가 부담하도록 명령했다.
또 지난 7월 미국 위스콘신 연방법원은 애플이 위스콘신대학 컴퓨터프로세스 칩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5억600만달러(약 5700억원)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애플은 자사도 유사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항소했지만 법원은 ‘괘씸죄’를 적용해 1심이 부과한 배상금의 두 배에 이르는 거액을 부과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
올해 초 미국에서 시작된 퀄컴과의 특허 맞소송이 격화되면서 애플의 특허권 남용 행태가 인과응보로 돌아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1월 퀄컴이 전혀 관련 없는 특허권으로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퀄컴은 애플이 자사 특허 6건을 무단 도용했다며 맞소송에 돌입했다.
양측의 법적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퀄컴은 중국 베이징 지적재산권 재판소에 아이폰의 중국 현지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규제를 청구하면서 애플을 압박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의 생산·판매가 차단될 경우 애플은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혁신’ 기대감 못 따라가는 신제품…잇따른 결함 논란에도 ‘모르쇠’ 일관
애플의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신작 ‘아이폰8’과 ‘아이폰X’는 기대 이하라는 혹평이 이어지면서 애플이 내세워왔던 ‘혁신’ 마케팅이 효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가시적인 변화에 급급한 나머지 이어폰 단자 제거, ‘M자 탈모’ 디자인 등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무리수만 낳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8플러스’ 일부 제품에서는 배터리가 부풀어 오른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제품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이번 배터리 팽창(스웰링) 문제는 홍콩·일본·캐나다·그리스 등 7개 국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보고됐다.
아이폰의 결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 출시된 ‘아이폰7’은 출시 한 달 만에 미국·중국·호주 등지에서 발화 사고가 접수됐고 그해 12월에는 ‘아이폰6’ 시리즈의 폭발 사례가 접수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은 결함사실 및 조사 결과 등을 함구하며 논란을 축소시키는 데 급급했고 아이폰8플러스 배터리 팽창논란이 대두된지 보름이 지난 지금도 ‘관련 문제를 조사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은 채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또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S’ 전원 꺼짐 논란이 대두된 당시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는 발빠르게 공식 사과문을 올린 반면, 국내를 포함한 다른 국가에는 영어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시하는 등 무성의한 서비스 태도를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아이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세…‘안방’에서도 평가 뒤쳐져
해외 시장조사기관 보고서에서도 아이폰의 흔들리는 입지가 입증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 17일 화웨이가 올해 또는 내년에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도 지난 7월 이미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애플의 ‘안방’으로 꼽히던 미국에서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아이폰 시리즈를 제치고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점유율 축소가 현실화 되고 있다.
미국 대표적인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미국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폰 제품 평가를 실시해 ‘갤럭시S8’, ‘갤럭시S8플러스’, ‘갤럭시S7’을 각각 1~3위에 선정하고 애플의 아이폰8플러스와 아이폰8은 그 뒤인 4·5위에 올렸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창사 100주년 특집으로 선정한 '위대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현역 100인‘ 명단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제외시키면서 애플의 리더십 상실 우려에 불을 지폈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에서 일했던 밥 버로우 전임 애플 엔지니어는 현지 경제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팀 쿡이 CEO가 되고 애플이 역동적인 변화의 선도자에서 지루한 영업 회사로 바뀌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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