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빙의’ 롯데, 안경 쓴 에이스 차례
‘린동원’ 린드블럼 이어 박세웅 준PO 5차전 출격
올 시즌 토종 에이스로 부상한 박세웅 호투 기대
‘린동원’ 린드블럼의 역투로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롯데 자이언츠가 이번에는 ‘안경 쓴 에이스’를 앞세워 역공에 나선다.
롯데는 지난 1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이닝 112구 5피안타 1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린드블럼의 활약을 앞세워 7-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롯데는 시리즈 전적에서 동률을 이루며, 15일 홈인 사직구장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특히 롯데 팬들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고 최동원의 이름을 딴 ‘린동원’이란 별명을 얻은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의 호투와 헌신이 돋보였다.
앞서 린드블럼은 지난 8일에 열린 1차전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벼랑 끝에 몰린 팀 사정상 4일 휴식 뒤 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차전에 이미 106개를 던졌고, 포스트시즌의 피로도는 정규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기에 롯데 입장에서는 강수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투혼을 발휘했다. 혼자서 8이닝을 소화하며 팀 불펜에 휴식을 안겨 준 것은 물론 분위기를 롯데 쪽으로 끌어오는데 기여했다.
이는 1984년 한국시리즈 1, 3, 5, 7차전 선발로 나서 4승을 거둔 최동원의 투혼을 연상케 했다. 외국인 투수에게 팀의 전설과도 같은 ‘린동원’이라는 별명을 주는 것이 아깝지 않은 이유다.
왕년의 에이스를 연상케 하는 투수가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롯데 팬들에게는 설레는 일이다. 그런데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에이스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안경 쓴 에이스’ 박세웅이다.
박세웅은 NC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선발로 예고됐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서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로 맹활약하며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박세웅의 성적은 외국인 투수 레일리와 린드블럼보다도 뛰어난 성적이다.
그러나 당초 4차전 선발로 예정됐던 박세웅은 우천순연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린드블럼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 NC전 평균자책점이 4.50으로 다소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2승을 따냈던 팀이었기에 박세웅 개인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에 박세웅에게 준플레이오프 5차전은 자존심 회복의 장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롯데는 과거 고 최동원, 염종석이라는 안경 쓴 에이스가 버티던 시절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5년 만에 등장한 토종 에이스의 재림에 사직은 또 한 번 들썩일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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