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잃고 외양간도 못고칠 반쪽짜리 면세점 사업개선안
정부, 면세점 제도 개선 TF로 '환골탈태' 선언
업계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빠져있어"
정부, 면세점 제도 개선 TF로 '환골탈태' 선언
업계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빠져있어"
면세점 입찰 특혜 비리 사건이 터진 지 수개월 만에 정부가 내놓은 면세점 제도 개선안은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무분별한 면세점 특허 남발로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쳐 대부분 면세업체들이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지만 정부는 업계의 눈물 닦아주기 보다는 오히려 뒤늦은 보여주기식 수습으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관세청, 면세점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면세점 제도 개선방안'은 심사위원 명단과 평가결과를 전면 공개하는 한편 전공분야별 평가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평가제도를 개선하는데 그쳤다.
정작 업계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현행 5년인 특허기간을 10년으로 다시 연장하는 문제, 특허 수수료, 특허 기간 연장, 공항 임대료 등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한때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평가받던 시기가 있었다. 2010년부터 몰려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들로 인해 국내 면세점 시장은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면세점 업계의 최근 몇 년은 '잔혹사'로 불린다. 1분 만에 통과된 '홍종학법'으로 면세점 특허기간은 종점 10년에서 5년으로 줄었고 관세청의 입찰 심사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면세점대전'으로 불릴 만큼 치열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됐다. 또 신규 면세점 입찰 심사에서 사전 정보유출 의혹과 '깜깜이 심사'로 공정성 시비가 일었고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특혜 의혹도 잇따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사드 보복으로 최악의 영업 위기를 맞았다. 조직축소, 임금반납, 임원연봉 반납 등 쓸 수 있는 카드는 총동원했지만 적자 규모는 커져만 가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 29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3년에 발생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14년 만이다.
중소·중견면세점 중에는 버티타 못해 문을 닫는 경우도 나왔다. 평택항 하나면세점은 오는 30일자로 영업을 종료한다. 이로서 평택항은 유일하게 면세점이 없는 국제항이 된다.
한화갤러리아도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권을 조기 반납하기로 하고 오는 12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결정했다. 면세사업본부를 축소하고 인력도 200명에서 40%가량 줄였다.
이번 개선안을 두고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발 늦은 개선안인데다, 면세점 산업 자체가 고사 위기임에도 실진적 지원 대책은 포함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마당에 지원책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심사의 투명성도 중요하지만 면세점들이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허수수료와 공항 임대료 문제 등에 대한 내용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최종 개선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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