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실언 논란, 주장 기성용으로 교체되나

이란전 졸전에 관중 함성 탓으로 돌려 비난

비난 받는 김영권 정신적 부담, 기성용 복귀 가능성

기성용의 복귀는 흔들리는 대표팀과 김영권의 멘탈을 잡아줄 수 있는 확실한 해결책이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함성을 졸전의 원인으로 돌린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김영권의 실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4승2무3패(승점14)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에 패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가까스로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날 한국은 6만 관중에 성원을 등에 업고 맹공을 펼쳤지만, 또 다시 이란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이란이 후반전에 한 명이 퇴장 당해 수적 우위에 있었음에도 무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논란은 경기력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발생했다. 이날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달고 이란전에 나선 김영권은 경기 후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훈련을 하면서 세부적인 전술들을 맞춘 게 있었는데 경기장 함성이 워낙 커서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연습한 것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표팀의 선전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경기장을 찾아준 축구 팬들에게 큰 결례가 되는 발언이다.

뒤늦게 상황을 인지한 김영권이 대표팀 관계자를 통해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과 실망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창 대표팀에게 응원과 성원이 필요한 시점에 경솔한 발언으로 오히려 김영권은 비난을 한 몸에 받게 됐다.

이는 대표팀과 김영권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대표팀 입장에서는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영권이 정신적으로 흔들릴 것을 우려해야 되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신태용 감독이 문책 차원에서 김영권의 투입 여부를 고민할 수도 있다.

이란전에 주장 완장을 찬 김영권의 경솔한 발언은 대표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원조 캡틴 기성용의 복귀에 관심이 맞춰지고 있다. 회복이 덜돼 이란전 출전 선수 엔트리에서 빠진 기성용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에 출격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기성용의 출전 가능성은 반반이다. 현재 그는 치료를 하면서 계속 회복 중에 있다. 다만 대표팀의 졸전을 지켜본 기성용이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린 한 경기를 위해 출전을 강행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기성용이 복귀한다고 해도 주장 완장이 김영권으로부터 곧바로 되돌아올 확률은 크지 않다. 다만 중원에서 기성용이 실질적인 주장 역할을 소화한다면 후방에 위치한 김영권의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기성용의 복귀는 대표팀의 경기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물론 흔들리는 김영권의 멘탈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