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선발 '반스 악송구=대량실점’ 공식 재현

애리조나 상대로 4이닝 6실점 패전

반스와 불안한 호흡, 끝내 대량실점

애리조나를 상대로 패전을 떠안은 류현진. ⓒ 연합뉴스

후반기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질주하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다저스)이 강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아쉬운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8피안타(3홈런) 3볼넷을 내주고 6실점했다.

0-6 뒤진 5회초 타석에서 교체된 류현진은 결국 다저스가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시즌 7패(5승)를 당했다.

후반기 들어 좋은 케미를 이뤘던 백업 포수 반스와의 호흡에서 모처럼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반스와 함께 7이닝 무실점을 합작한 류현진은 곧바로 메츠과의 경기에서는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만들어냈다.

이날은 달랐다. 애리조나 타자들은 최근 류현진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1회말 2번 타자 아담 로살레스는 그간 류현진이 초구에 재미를 봤던 커브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겨 버렸다. 이후 A.J.폴락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천적 폴 골드슈미트에게 또 다시 초구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를 허용했다. 좀 더 신중한 볼 배합이 아쉬웠던 대목이다.

여기에 반스는 2회말 1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투수 로비 레이의 희생번트 타구를 2루로 악송구하며 위기를 초래했다. 지난 5월 12일 콜로라도전(4이닝 10실점) 당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악송구가 생각나는 장면이었다. 당시에도 2루로 가는 1루 주자를 잡으려다 송구 미스가 나왔다.

2루 주자를 잡았다면 투구수를 줄이고, 다음 이닝에서도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송구가 아닐 수 없었다.

류현진도 잠시 흔들렸다. 후속 타자 데이비드 페랄타를 상대로 직구를 던졌지만 변화구로 착각한 반스가 공을 그대로 몸으로 받았다. 자칫 타구가 뒤로 흐를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류현진이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최악의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배터리 호흡이 이전처럼 완벽하지는 않았다.

3회 J.D 마르티네스를 상대로는 호흡이 맞지 않자 결국 반스가 마운드를 방문해 류현진과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결국 마운드 위에서 흔들린 류현진은 고비를 넘지 못하며 시즌 7패째를 떠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