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폭풍에 경쟁 심화까지"…활로 모색 난감한 화장품 로드숍
주요 로드숍 브랜드, 실적 하락에 몸살…해외시장 다각화 나서
'체험형 매장' 리뉴얼도 잇따라…중국 시장 의존도 감소세
로드숍 화장품 업체들이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여파와 날로 치열해지는 업계 경쟁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수익성 개선 등 저마다 활로 모색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로드숍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주요 화장품 브랜드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535억원, 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매출은 1444억원으로 9.4% 줄었다.
미샤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앤씨의 2분기 매출은 1005억68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2%,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59.7% 줄었다. 토니모리는 매출액 493억9800만원으로 13.6%, 영업이익은 3억5200만원으로 88.1% 감소했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의 매출액은 42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1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로드숍 브랜드의 침체 배경은 우선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꼽힌다. 지난 3월부터 사드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면세점과 주요 관광 상권 매장들은 매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여기에 올리브영·왓슨스 등 H&B(헬스앤뷰티)숍들이 약진하며 경쟁까지 가중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은 2014년 5000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지난해는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GS리테일의 왓슨스, 롯데쇼핑의 롭스, 신세계 이마트의 부츠 등 대기업들이 내놓은 후발주자들도 화장품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업체들의 해법은 제각각이지만, 가장 활용도가 높은 방안은 해외시장 다각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를 포함해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등 5대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동, 서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또 말레이시아에 매장 2곳을 오픈한 에이블씨앤씨의 로드숍 '어퓨'는 3년 내 말레이시아 매장을 총 12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잇츠스킨은 지난 2월 도쿄 신주쿠 인근 신오오쿠보에 단독 매장을 열면서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11월 신오오쿠보의 한국 화장품 전문 매장인 '스킨가든'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한 잇츠스킨은 첫 단독 매장 오픈을 계기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국내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 잇따라 도전하면서 2~3월 4억달러 규모에서 4~5월 3억5000달러대로 하락했던 화장품 수출 규모는 지난 6월 다시 4억2540만 달러로 회복됐다. 중국 시장 의존도도 낮아졌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지난 1월 34.2%에서 6월 31.9%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은 10.6%에서 12.8%로, 일본은 4.5%에서 5.2%로 확대됐다.
성장세가 높은 H&B숍 입점을 적극 검토하는 업체도 있다. 잇츠스킨은 로드숍 중심의 유통망 운영에서 벗어나 대형마트와 H&B숍, 백화점 등에 입점하며 판매 채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5월 한국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글로벌 H&B숍 '세포라' 유럽 전역 지점에 입점했고, 전 세계 최대 규모 H&B숍인 부츠 입점을 확정짓기도 했다.
국내 매장을 리뉴얼해 고객 유인 효과를 꾀하는 업체들도 있다. LG생건은 더페이스샵을 포함해 자사 브랜드를 한 데 선보이는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네이처컬렉션 마케팅 담당자는 "네이처컬렉션 내 디지털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제작해 고객과 만나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니스프리는 강남과 명동에 있는 플래그십 매장에 VR존을 설치하고, 고객들이 모델 이민호와의 만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고객들이 무료로 마음껏 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그린라운지'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여의도역에 첫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 4월 CGV왕십리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신촌 매장에 이어 최근 대구 동성로 매장도 '뷰티 라이브러리' 콘셉트로 리뉴얼했다. 고객들에게 '찾아가는 즐거움', '발견하는 즐거움', '선택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파사드, 라이프스타일 존, 아카이브 10, 아트웍, 서비스 랩 등 5가지 요소를 매장에 적용했다. 토니모리는 앞으로 이같은 고객 중심의 체험형 매장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여파에다 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내수 시장에서의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점차 중국과의 갈등이 완화되고 있어서 상황은 여기서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내수시장에 닥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도 적극 시도하고 있는 만큼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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