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중수교 25주년] 교역규모 33배 급성장…사드사태로 곳곳 후폭풍


입력 2017.08.22 05:00 수정 2017.08.23 11:12        이소희 기자

양적발전...사드사태로 깨진 전략적 협력에 제재로 응수

경쟁적 시장잠식, 한한령 배척하더니 한류따라잡기 속도

양국 간 교류, 양적발전 이뤘지만 사드사태로 깨진 전략적 협력에 제재로 응수
공격적 투자로 경쟁적 시장잠식, 한한령으로 배척하더니 한류따라잡기에 속도전


1992년 한중 양국이 동반자 관계로 시작한 한중수교가 24일로 25주년을 맞는다. 그간 양국은 경제적으로 수출·입, 투자, 관광 등 부문에서 교류를 강화하면서 상호 성장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로 인해 촉발된 갈등이 중국발 경제제재를 부르며 견고했던 경제협력에 금이 갔고, 사드 후폭풍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면서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제제재는 더욱 구체화·합법화 돼가고 있고, 산업적 측면에서는 막대한 자본을 내세운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문화적·정서적으로도 노골적인 배척에 이은 자본을 등에 업은 속도전으로 한류 따라잡기를 시도 중이다.

그간 20여년 넘게 한중 양국의 관계발전은 교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한중 수교 25주년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 상품교역은 1992년 64억 달러에서 지난해 2114억 달러로 수교 후 33배나 폭증했으며, 서비스교역은 1998년 27억 달러에서 2016년 369억 달러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4.2배 늘어난 전 세계 교역보다 8배 가까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의 대 중국 경제 의존도도 따라 높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한중 수교 25주년,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의하면, 상품무역의 경우 중국에 대한 부품 수출이 급증하면서 대 중국 교역의존도가 빠르게 커져 한국의 대중국 교역의존도는 수교 당시 1992년에 4.0%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2.0%를 기록했다.

기술무역에서도 한중 간 규모는 2001년 1억9000만 달러에서 2015년에는 26억3000만 달러로 13배 넘게 급증했다. 미국이나 일본과의 기술무역에서 만성 적자를 내는 것과 달리 중국과는 최대 기술무역 흑자를 낸 것이다.

반면 중국의 대 한국 교역의존도는 2000년 이후 줄곧 7% 내외 수준을 나타내는 가운데 무역 다각화를 통한 산업 재편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중 간 교역과 투자가 그동안 가공무역 주도에서 소비 및 서비스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올 상반기 한국의 대중국 투자와 중국의 대한국 투자도 각각 46.3%, 32.3% 줄었다.

이에 따라 최근 한중관계는 수교 이래 가장 변화가 큰 ‘역사적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이 산업재편, 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등 주요 정책을 지속해서 발표하고 연구개발(R&D) 능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하면서 한·중 양국 간 수출 경합이 심화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는 향후 5년간 한국의 대중국 상품교역 증가율은 연평균 5.7%로 과거 10년 평균 증가율인 7.0%에 못 미칠 것이며, 서비스교역도 앞으로 연평균 10% 내외 증가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국내 기업들의 과거 우호적 관계에 의존한 비즈니스 방식으로는 각종 규제나 경쟁에서 우의를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중 인력 및 문화교류도 얼어붙었다.

지난해 7월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 후 한중 간 교류 경색국면이 심화되면서 방한 중국인수가 올 상반기 누적 22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1%나 감소했다.

양국 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상호간 윈-윈 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말들이 나오지만 이마저도 현재로서는 역부족인 해법이라는 평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은 ‘사드보복’이라는 대외적인 비판을 의식해 경제제재의 수단을 좀 더 구체화하고 있고 합법화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소상공인 연합회와 동반성장국가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중국의 경제보복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연합뉴스

◇경제제재 수단 구체화하는 중국, 각종 인증제·허가제 내세워 통제모드로~

중국은 수입 가공식품에 등에 대한 위생증명서 제출 의무화를 추진하고, 신 외환통제 정책으로 외환 매매와 환전과정이 번거로워지고 관리 감독도 더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에 대한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한국과 타이완, 미국산 스티렌 제품에 대한 반덤핑조사도 지난 6월 개시했다.

SM으로 불리는 스티렌은 가전제품의 케이스, 부품, 자동차 내외장재, 건축자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폴리스티렌(PS)과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의 원료다.

중국은 SM 현지 자급률이 낮아 상당한 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왔었는데 2013년부터 자급률을 높이면서 지난해 중국내 생산량이 증대됐으며, 자급률 상승에 따라 중국의 SM 수입액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때문에 이번 중국의 덤핑 제소는 중국 화학공업 업계의 수입산에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현지 기업의 생산능력 확장과 함께 수입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파악되며, 특히 SM 수입시장에서 비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견제가 작용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당장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작지만 SM 수입품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SM관세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덤핑으로 판정될 경우 현 수입관세의 수십배되는 반덤핑 세율이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외자산의 관리도 엄격해진다. ‘해외 국유자산 심사제’를 도입해 국유기업의 해외 투자, 합작 등에 대해 심사할 예정이다.

해외의 중국 자산을 보호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명분으로, 해외에서의 거액의 자금 사용현황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필요하면 해외 사업장에 직접 실사를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중국내 해외직구 소비자가 급증함에 따른 해외 직구 상품의 보세구 통관이 가능한 품목수를 제한도 실시된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위생 허가 등 품목별 인증을 별도로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직구 비중이 높은 국가는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 순으로,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화장품류가 52.4%로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화장품류는 스킨케어, 바디로션 등의 제품들은 한국과 일본산이 인기를 끌었으며 색조화장품류는 한국산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중국 해외 직구상품 중 화장품, 유아분유, 건강보조제와 같은 인기 제품들은 제품의 안정성 강화, 품질의 제고 등으로 품목별 인증 획득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내 중국 오포 전시장에서 업체 관계자가 R9S를 들어보이고 있다. 오포폰은 지난해 4분기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2.3%로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공격적인 중국 산업, 거대 내수시장 기반으로 일부 품목 턱밑까지 추격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수세전이 아닌 공세전으로 돌입했다.

유망품목으로 전망되는 패널 생산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스마트폰 시장에 빠르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만 반도체산업 연구기관이 2018년부터 중국 업체들이 AMOLED 패널(자체발광형 능동형 OLED로 TV나 스마트폰에 주로 쓰임) 생산을 대폭 증대해 한국계의 지배적인 위치가 도전을 받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기도 했다.

현재 중국의 7개 패널업체가 현재 AMOLED 패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거나 생산라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해지며, 생산물량과 시장수요의 급증으로 인해 AMOLED 시장규모가 급증할 것이며 조만간 LCD를 대체해 패널시장의 주요 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됐다.

업계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AM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은 정부 보조금 지원과 거대한 내수시장을 통해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부가가치 OLED 패널 분야에서 기술격차를 단기 내 해소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AMOLED 패널을 제조하는 것이 여전히 TFT-LCD 대비 기술적 난이도가 높을 뿐더러, 양산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미 장악하고 있는 패널시장에서 성능이나 가격우위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의 급격한 생산량 확대는 패널시장에 공급과잉 초래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시장 진입도 위협적이다. 약 13억 인구의 인도는 경제의 고속성장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일반적으로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24~30개월에 한 번씩 스마트폰을 바꾸며,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이 12개월 내에 메모리용량이 더 크고 배터리가 더 오래가는 새로운 기종으로 스마트폰을 바꿀 계획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아직까지 수년째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2015년 인도에 진출한 중국업체인 샤오미 점유율은 2위를 차지했고, 비보(12.7%), 오포(9.6%), 레노버(6.8%) 등 중국업체들 다수가 뒤를 따르고 있다.

물론 최근 인도는 중국과 영토분쟁으로 대립하면서 무역전쟁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으로 인도라는 경쟁시장에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중국 제조사의 거센 추격은 지속될 것으로 예견된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조치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며 올 2분기 여행수입이 6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중국 문화무역도 속도전, 한한령 이은 직접투자로 한류따라잡기 나서…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전략 추진에 따라 연선국가(沿線國家)와의 문화무역이 특히 활발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한류문화에 심취해있던 요우커(游客)들은 중국 정부의 민간 문화교류 강화를 전략으로 한 프로젝트에 빠르게 동화되고 있다. 노골화 된 한한령으로 한류를 배척한 중국은 다양한 콘텐츠에 직접 투자를 시작했으며, 연선국가들의 유수한 법인들과 손을 잡고 영화·드라마의 공동제작, 연합취재, 공동채널, 기술합작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이 한창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문화상품 수출입총액은 885억2000만 달러로 그중 수출액은 786억6000만 달러, 수입액은 98억6000만 달러로 무역흑자는 688억 달러를 이뤄냈다.

문화서비스 수출 중 오락산업과 광고서비스 수출액이 전년대비 31.8% 증가했으며, 문화체육과 오락산업의 대외직접투자는 188.3% 증가하는 등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중국 문화콘텐츠와 문화산업의 핵심기술 수준이 향상됐으며 도서, 영화, TV드라마에 이어 인터넷게임 등의 수출이 대폭 증가하는 등 문화콘텐츠 대외무역 및 투자가 활발해졌다는 평가다.

이 뿐만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부동산, 호텔, 극장, 오락 산업, 스포츠클럽 등 문화산업 부문에서 해외투자를 늘려가고 있어, 활동영역이 다방면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의 여행산업도 양적에서 질적으로 급속히 진화 중이다.

소득증가와 비자발급 편의성 증대, 항공편 확충 등의 요인으로 2012년 8300만 명이었던 중국의 출국 여행자 수는 지난해 1억2200만 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리스트에서 2014년까지 1위를 지켜온 한국은 저가여행으로 인해 매력이 떨어지면서 2015년 태국에 밀려 2위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사드 사태 영향으로 상황은 더 악화됐다. 결국 증가율 둔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올해는 대폭 감소가 예측된다.

한 때 한국으로 몰려드는 요우커로 특수를 누렸던 곳은 발길이 뚝 끊겼고 한중 크루즈관광 활성화에 대비한 인프라 건설 및 선석 확보 등은 무용지물이 돼가면서 해외여행 대상국 다각화로 눈길을 돌려야하는 상황이다.

사드 후폭풍으로 인한 파열음은 현재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25년이나 상호협력 관계를 지속해왔지만 결국 자국의 이익 앞에서는 양보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중국은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는 설명에도 자신들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훼손한다며 강력 반발했고, 비공식 수단을 통해 한국 서비스·유통산업에 대한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일각에서는 양국 간 교역은 정치적인 영향이 크고 산업구조도 비슷해 교역이 늘수록 쉽지 않은 시장이 돼가고 있는데도 현실을 즉시하지 못하고 빠르게 전환되는 경제시장에서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경기를 할 수 없듯, 문제는 이에 대응할 한국 정부의 해법이 묘연하다는 데 있다. 냉철한 전략모색이 시급하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소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