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들어간 북-미, 서로에 공 넘겨…직접 대화 나서나
북-미 한반도 긴장 상황 관리 나서…'뉴욕 채널' 가동 주목
전문가 "대화 성사 아직 어렵다"…UFG 기간 추가도발 가능성도
북-미 한반도 긴장 상황 관리 나서…'뉴욕 채널' 가동 주목
전문가 "대화 성사 아직 어렵다"…UFG 기간 추가도발 가능성도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내달리던 북한과 미국이 속도조절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로써 최고조로 치달았던 한반도 긴장 국면은 잠시 숨고르기에 접어든 형국이 됐다.
'괌 포위사격' 위협으로 연일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던 북한은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통해,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대북 압박을 강화하던 미국은 주요 인사들의 '외교적 해법' 언급으로 긴장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김정은은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을 보고 받은 뒤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15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특히 김정은은 "한반도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막으려면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미국에 공을 넘겼다.
반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러나 그것은 그(김정은)에게 달려있다"고 덧붙여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음을 강조했다.
북한과 미국이 이처럼 국면 전환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흐름에서 향후 북미 간 직접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앞서 AP통신은 이른바 '뉴욕 채널'로 통하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간의 비밀접촉이 정기적으로 이어져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북한이 '뉴욕 채널'을 통해 물밑대화를 하면서 최선희 북 외무성 미국국장의 방미를 추진했으나 불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긴장 완화 분위기 속에서 북-미 '뉴욕 채널'을 적극 활용해 전격적으로 대화를 타진하고, 합의점 모색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하지만 최근의 움직임으로 북미 간 전격 대화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는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에게 공을 넘기면서 긴장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최고조로 치달았던 위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과 미국이 일단 숨고르기를 하면서 긴장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상징적인 조치를 취해야하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 객관적으로 현 국면에서 북미 간 대화가 성사되기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미국은 결국 제재를 통해 대화로 이끌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원하는 대화의 목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라며 "어쨌든 북미 간 대화의 조건을 맞춰가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고 어느 순간에는 실제 대화를 하겠지만, 최근의 발언들은 긴장의 수위를 낮추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오는 21일 시작될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염두에 두고 추가도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북한은 과거에도 UFG 훈련에 거세게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UFG 훈련 개시일에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사소한 침략 징후라도 보이는 경우 가차 없이 우리 식의 핵 선제 타격을 퍼부어 도발의 아성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고 위협했고, 그로부터 이틀 뒤에는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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