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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호관세 폭탄] "울지도 웃지도..." 한국 가전 경쟁력 어디로


입력 2025.04.03 11:03 수정 2025.04.03 13:36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트럼프 美 대통령, 한국에 25% 상호 관세 부과

생산 비중 높은 베트남(46%)·인도(26%)도 영향권

미국 내 현지 생산도 철강 가격 상승 등 악재 겹겹

다만 멕시코가 비껴나가며 "최악은 면했다" 평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대미 수출이 높고 베트남과 인도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국내 가전업계의 가격 경쟁력 하락, 수출 감소, 매출 감소 등 경쟁력 약화가 줄줄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멕시코가 이번 상호 관세 대상에서 비껴가면서 "최악은 면했다"는 분위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높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을 중심으로 북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수출(1278억 달러)이 전체 수출(6836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 상당에 달한다. 특히 한미자유무역협정 발효로 그간 수출품 대부분이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전업계가 흡수할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업계는 그간 국내에서 주로 완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을 써왔다. 미국에도 현지 생산 기지를 가동하고는 있지만 국내와 멕시코 생산 기지 등이 상대적으로 컸던 탓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각각 세탁기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멕시코 기지 등을 미국 내로 일부 옮기는 등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장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다만 가전업계의 또 하나의 변수는 부속품이 주로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달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 상태다. 미국에서 가전을 현지 생산하더라도 미국으로 들어오는 강판에 관세가 부과되면 제품 생산 단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현지에서의 삼성·LG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가전업계는 이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로 '다양한 공급망'을 언급한 바 있지만 주로 베트남과 인도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변수가 됐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베트남과 인도에 가각 46%, 26%의 상호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주요 전진기지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의 경우 과반에 달하는 물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128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나 미국 시장에도 상당 부분 공급된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점유율은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 1분기 기준 50% 상당의 점유율을 차지한 애플에 이어 30% 정도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LG 그룹도 베트남을 주요 생산 거점으로 가동하고 있다. 전자는 물론 디스플레이와 이노텍, 화학 등 주력 LG 계열사들이 베트남 내 총 12개 법인을 운영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보다는 낮지만 26%의 높은 상호관세가 부과된 인도 역시 최근 삼성과 LG가 주요 가전을 생산하고 있는 거점이다. 물론 인도는 베트남과 달리 내수 물량이 주를 이루고 있어 베트남보다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가전 업계의 또 다른 생산 거점이었던 멕시코가 이번 상호 관세 대상에서 비껴나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가전의 경우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백악관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이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을 준수할 경우 기존과 같이 관세 면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를, 케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 및 세탁기 등을 생산한다. LG전자는 레이노사에서 TV를 몬테레이에서 냉장고와 오븐 등 주방가전을, 라모스에선 전장 관련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이에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국내 생산과 베트남 생산에 부담을 안게 되는 대신, 멕시코 생산 물량에 대해서는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관세 정책이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큰 리스크다. 가장 큰 리스크에 대응하는 정면 돌파 카드는 미국 내 현지 생산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미국 테네시 공장에 냉장고와 오븐 등을 생산할 수 있게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기적으로 멕시코 공장 이전을 검토했던 기업들의 향후 전략은 일단락되고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기업들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번 관세 정책이 미국 시장 내 자사 제품 판매와 관련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에 따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당분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 IT 분야 관계자는 "이미 관세 발표와 관련해 어느 정도 대비를 해놓고 전략을 짜놓은 상황이기에 예상 외로 큰 변수는 없다고 보는 시선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했던 만큼의 악재는 아니라고 판단될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그동안에 비해 세트 산업의 위축 가능성은 계속 들고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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