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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보험 유령정보' 위험수위…보험사 속앓이


입력 2017.08.10 06:00 수정 2017.08.10 06:26        부광우 기자

네이버 지식IN 등 답변에 틀린 정보 '부지기수'

현장 설계사 부담스러워 피했더니 더한 '광고판'

쌓이는 소비자 불신…눈총 받는 보험업계 '억울'

보험사들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돌아다니는 유령 정보에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아무런 검증 없이 돌아다니는 내용을 사실이라고 여겨 피해를 보고, 결과적으로 보험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이 같은 게시글들에 담긴 내용의 진위 여부를 포털 사이트 측에서 일일이 관리하지도 못하는 현실에 소비자들의 오해만 쌓이고 있다.ⓒ픽사베이

#30대 남성 A씨는 국내 대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지식인(IN)에 올라온 글만 믿고 변액보험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 변액보험 가입 시 주의사항을 묻는 질문에 수익을 기대한다면 주식형펀드에 자금을 전부 넣을 수 있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답변을 본 것. 변액보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A씨는 가입을 위해 보험사에 문의를 하고 나서야 원금손실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대 후반의 여성 B씨는 실손의료보험을 찾다가 가입하게 된 보험에서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를 볼 때마다 속이 쓰리다. B씨는 몇 년 전 인터넷 포털에 올린 어떤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지 질문을 올렸다. 여기에 나름 성실하게 달린 답변을 보고 해당 아이디로 쪽지를 보낸 B씨는 결국 월 보험료 8만원이 넘는 상품에 가입하게 됐다.

보험사들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돌아다니는 유령 정보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아무런 검증 없이 돌아다니는 내용을 사실이라고 여겨 피해를 보고, 결과적으로 보험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이 같은 게시글들에 담긴 내용의 진위 여부를 포털 사이트 측에서 일일이 관리하지도 못하는 현실에 소비자들의 오해만 쌓이고 있다.

일반인들이 네이버 지식IN과 같은 공간에 올라온 게시글의 내용에 신뢰를 갖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보험사와 설계사들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어서다. 상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보험사에 문의하면, 결국 가입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상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다.

반면 인터넷 포털에 개인적으로 질문을 올리고 누군가가 답변해 주는 방식은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되고, 강압적인 상품 가입 권유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오히려 신뢰를 갖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온라인상의 답변 내용은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는데 있다. 결국 질문을 남긴 사람이 스스로 믿을 수 없는 정보들을 걸러내야 한다는 얘기인데, 애초에 상품과 관련된 내용을 잘 몰라 문의를 남기는 소비자들이 이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A씨가 본 게시글의 경우 변액보험이 가지고 있는 투자 수익만 강조된 사례다. 변액보험은 납입한 보험료를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이익은커녕 손실만 낼 수도 있는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다. A씨가 본 답변처럼 자금을 모두 주식에 넣었다가는 증시 상황에 따라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실상 보험으로서의 기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B씨는 답변을 가장한 개인 설계사의 호객행위에 말려든 케이스다. 실손보험만 원했던 B씨는 실손보험이 특약 형태로 포함된 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더욱이 자신이 가입한 보험이 변액유니버셜 상품임을 알게 된 B씨는 조기 계약 해지 시 원금의 절반도 건지지 못한다는 사실에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료를 내고 있다.

이는 현장 설계사를 만나 상담을 받기가 부담스러워 온라인을 찾았다가 오히려 영업의 타깃이 된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네이버 지식IN에 달리 답변자들 중 상당수는 개인 설계사들이다. 소비자들이 좀 더 믿을만한 정보를 기대하며 찾는 인터넷 포털이 사실상 보험 영업 채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바라보는 보험사들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는 사례가 되고 있어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제대로 된 사실을 설명해줘도 자신이 찾아본 정보만 믿는 소비자들이 많아 보험사들도 애를 먹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한 번 답변이 달리기 시작한 질문 게시글은 삭제도 쉽지 않아 2차, 3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네이버 지식IN의 경우 일단 답변이 달린 질문글은 원칙적으로 삭제가 불가능하다. 답변이 달린 이상 질문자만이 아닌 답변자와의 공유 게시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 보험기관은 2012년 자신들에 대한 잘못된 답변이 달린 지식IN 게시글을 지워 달라고 네이버에 요청했으나, 지금도 삭제되지 않은 상태다.

한 대형 보험사의 전속설계사는 "실제로 인터넷에 올라온 엉뚱한 내용을 사실로 믿고 상담을 받으러 오는 고객들을 설득해야 할 때가 많다"며 "이럴 경우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이 옳은데, 설계사가 상품만 팔기 위해 사실을 숨긴다고 여기는 소비자들도 많아 고충이 크다"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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