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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료계 실손보험료 공방...박능후의 선택은


입력 2017.07.20 06:00 수정 2017.07.20 07:59        부광우 기자

새 정부 실손보험료 인하 추진…손실 원인 두고 '네 탓 공방' 과열

"병원의 과잉진료가 주범" 對 "보험사 상품 부실 설계·사업비 때문"

새 복지부 수장 의중 헤아리기 한창…굳게 닫은 입, 궁금증만 커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실손의료보험료 인하 여부를 놓고 보험업계와 의료계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조정자 역할을 하게 될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능후 장관 후보자가 건강보험 강화를 주창해왔다는 점에서 보험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이지만 그가 의료계 편을 들만한 인물이 아닌데다 민간보험 분야의 전문가라고 볼 수도 없어 양 측 모두 박능후 심중 헤아리기에 분주한 분위기다.

20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새 정부는 실손보험료 인하를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법'을 마련해 제정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핵심은 내년부터 보험사 자율에 맡기기로 했던 실손보험료 조정폭을 2015년 이전 수준인 25%로 되돌리겠다는 내용이다. 또 실손보험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차이가 발생하는 진료항목도 공개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의 기조에 보험사들이 앓는 소리를 내는 이유는 실손보험에서 손실이 나고 있어서다. 실제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평균 120.7%였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보다 내준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문제는 보험업계와 의료계가 이 같은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으로 상대방을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보험사들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실손보험료 인하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그럼 적자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냐는 논쟁으로 불씨가 옮겨 붙는 모양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의 배경으로 병원의 과잉진료를 꼽는다. 병원들이 가입자들이 불필요한 진료를 요구해도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면서 진료비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의료계가 수익을 높이기 위해 환자들을 상대로 비급여 치료를 남발한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도수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도 의사가 치료를 권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실손보험에서의 손해를 의료계와 상품 가입자 탓으로 돌리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는 보험사 간 과당 경쟁과 의료과다 이용을 부추긴 부실한 상품 설계, 과도한 사업비 지출 등이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손해율 산정 방식부터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이제 공은 새로운 복지부 장관에게로 향하고 있다. 박능후 후보자가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복지부 수장이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판세는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지금까지는 다소 보험업계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형세다. 박 후보자가 건강보험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서다. 건강보험이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실손보험이 보장해야 할 부분은 줄어들게 된다. 박 후보자가 건강보험 보장을 확대하겠다며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기 시작하면 보험사들의 명분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국정기획위가 건강보험 강화에 이미 보험사들이 상당한 반사이익을 봤다고 강조한 점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그럼에도 의료계가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박 후보자가 보건의료가 아닌 복지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 후보자의 내정 발표 전까지만 해도 보건의료 출신 인사들이 주로 거론됐던 탓에, 의료계에서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과 실망감이 교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실손보험 문제에 대해 별다른 전문성이 없어 보이는 박 후보자가 과연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겠느냐는 의문까지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가 아닌 복지 분야 전문가라는 것 이외에는 박 후보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추론해 볼 만한 별다른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실손보험에 대해 뚜렷한 관점을 밝히지 않고 말을 아끼면서 궁금증만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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