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보조작 '책임론' 안고 대국민 사과 '초읽기'
민주당 "국민의당 대선 공작 게이트" 맹공
안철수 입장표명, 이르면 29일·30일 가능성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 3위로 낙선한 안철수 전 대표가 '불명예 소환' 위기에 내몰렸다.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준용 씨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라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의 소속당인 국민의당에서부터 등장 요구의 목소리가 계속 번지고 있다. 사건의 엄중함은 물론 검찰 수사까지 받는 상황에 이르면서 당 대선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확실한 해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자칫 당의 존폐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책임론'까지 대두됐다.
국민의당 존폐 위기 내몰려…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 '입장 표명' 빗발쳐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의 당내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28일 "안철수 전 대표 면담이 전체 조사결과 발표 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장이 (조작된) 의혹을 발표하기 전 당시 안철수 후보나 박지원 선대위원장, 장병완 총괄본부장에 보고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대선후보였던 안 전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며 "정확하게 진상이 어느 정도 밝혀진 다음에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 내부에서 안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안철수 전 후보가 빨리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 이유미라는 당사자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안철수 전 후보와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하지만 그런 관계 때문이 아니라 후보가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선거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녹음파일 조작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아주 중차대한 문제”라며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 전 후보가 빨리 코멘트(사과)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작 파문'의 또 다른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을 ‘대선 농단’, ‘유신잔재의 부활’이라고 규정하는 동시에 안철수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의당 대선 공작 게이트’라고 불러야 한다”며 "대선기간 국민을 속이기 위해 자작극을 했다는 건데, 이는 가짜 뉴스의 최종판이자 공당이라면 해선 안 될 반민주 작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국민의당 대선 공작 게이트" 맹공…안철수 입장표명, 이르면 29일 또는 30일 가능성
김영주 최고위원은 "유신이나 군부독재 정권에서 있을만한 부끄러운 사건”이라면서 “안철수 전 후보와 국민의당은 얕은 정치공학으로 모면하려고 하지 말라.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와 이유미씨가 나란히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선 당시 책임있는 자리에 있었던 국민의당 관계자들 모두 ‘나는 몰랐다’로 일관한다. 그렇다면 국민의당은 이유미 당이었나. 최대수혜자인 안 전 후보는 국민께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기준 최고위원도 "안 전 후보는 언제까지 뒤에 숨을 것인가. 대선농단에 대해서 대선 기간 입에 달고 다니던 새 정치의 방식으로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입장 발표를 요구받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도 조만간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제보 조작 혐의로 체포된 당원 이유미 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대국민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당 안팎에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기는 이르면 29일 또는 30일이 될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정계은퇴와 같은 극단적 결정보다는 '조작 파문'에 따른 도의적 책임을 밝히면서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