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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제보조작 '책임론' 안고 대국민 사과 '초읽기'


입력 2017.06.29 00:01 수정 2017.06.29 06:06        문현구 기자

민주당 "국민의당 대선 공작 게이트" 맹공

안철수 입장표명, 이르면 29일·30일 가능성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 마련된 국민의당 대선캠프 개표상황실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마친 후 연설문을 품에 갈무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 3위로 낙선한 안철수 전 대표가 '불명예 소환' 위기에 내몰렸다.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준용 씨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라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의 소속당인 국민의당에서부터 등장 요구의 목소리가 계속 번지고 있다. 사건의 엄중함은 물론 검찰 수사까지 받는 상황에 이르면서 당 대선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확실한 해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자칫 당의 존폐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책임론'까지 대두됐다.

국민의당 존폐 위기 내몰려…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 '입장 표명' 빗발쳐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의 당내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28일 "안철수 전 대표 면담이 전체 조사결과 발표 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장이 (조작된) 의혹을 발표하기 전 당시 안철수 후보나 박지원 선대위원장, 장병완 총괄본부장에 보고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대선후보였던 안 전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며 "정확하게 진상이 어느 정도 밝혀진 다음에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 내부에서 안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안철수 전 후보가 빨리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 이유미라는 당사자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안철수 전 후보와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하지만 그런 관계 때문이 아니라 후보가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선거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녹음파일 조작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아주 중차대한 문제”라며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 전 후보가 빨리 코멘트(사과)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채용 특혜 의혹 제보 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구속된 이유미 당원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제보 조작 지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작 파문'의 또 다른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을 ‘대선 농단’, ‘유신잔재의 부활’이라고 규정하는 동시에 안철수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의당 대선 공작 게이트’라고 불러야 한다”며 "대선기간 국민을 속이기 위해 자작극을 했다는 건데, 이는 가짜 뉴스의 최종판이자 공당이라면 해선 안 될 반민주 작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국민의당 대선 공작 게이트" 맹공…안철수 입장표명, 이르면 29일 또는 30일 가능성

김영주 최고위원은 "유신이나 군부독재 정권에서 있을만한 부끄러운 사건”이라면서 “안철수 전 후보와 국민의당은 얕은 정치공학으로 모면하려고 하지 말라.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와 이유미씨가 나란히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선 당시 책임있는 자리에 있었던 국민의당 관계자들 모두 ‘나는 몰랐다’로 일관한다. 그렇다면 국민의당은 이유미 당이었나. 최대수혜자인 안 전 후보는 국민께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기준 최고위원도 "안 전 후보는 언제까지 뒤에 숨을 것인가. 대선농단에 대해서 대선 기간 입에 달고 다니던 새 정치의 방식으로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입장 발표를 요구받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도 조만간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제보 조작 혐의로 체포된 당원 이유미 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대국민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당 안팎에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기는 이르면 29일 또는 30일이 될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정계은퇴와 같은 극단적 결정보다는 '조작 파문'에 따른 도의적 책임을 밝히면서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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