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인프라 '시한폭탄'…안전강화·예산절감 두마리 토끼 잡으려면?
선제적 유지관리 제도적 기반 조성·투자우선순위 설정·협업시스템 구축 등
"도시기반시설 노후 가속화 대비 시설물 유지관리 패러다임의 혁신적 변화"
선제적 유지관리 제도적 기반 조성·투자우선순위 설정·협업시스템 구축 등
"도시기반시설 노후 가속화 대비 시설물 유지관리 패러다임의 혁신적 변화"
# 서울 거주 직장인 A 씨는 출퇴근을 위해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수시로 이용하며 서울의 중심부 한강다리를 하루 4회 이상 건넌다. 또 샤워나 식사 준비로 하루 1톤의 물을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생활은 교량, 도로, 지하철, 상하수도, 건물 등 수많은 도시기반시설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도심 생활 인프라가 점차 노후화되면서 안전과 예산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 인프라 4개 중 1개 30년 넘어 고령화 심각', '서울도로 하루 두 곳 싱크홀, 74%는 낡은 하수도 탓', '도로면적 34% 노후화'…서울의 전체 도시인프라의 70% 이상이 1970~80년대 압축성장 시기에 집중적으로 건설돼 노후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30년 이상 노후화 비율은 20년 뒤 86%로 가속화되고, 시설물 유지관리 비용도 10년 뒤 지금의 2배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노후 도시인프라 급증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예산 증가로 미래 재정적 압박을 가져온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 인프라 다음 100년 프로젝트'를 통해 안전한 미래 100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해당프로젝트를 통해 단기적 유지보수와 사후관리에만 방점이 찍혀 있던 기존의 시설물 관리 기법을 '미래를 대비한 중장기적·선제적 대응' 방식으로 전환해 시민안전과 향후 경제성장까지 동시에 담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선제적 유지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 △선제적 유지관리기술 고도화 △종합적 투자우선순위 설정 및 재원마련 △협업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한다.
우선 그동안 제각각이던 시설물 유지관리 체계를 안전총괄본부가 컨트롤타워가 돼 통합하는 방침이다. 도시인프라 관리내역 빅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시설별 최적의 보수·보강 시점을 예측해 적기에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시에 따르면 작년 서울시내 교량 358개소를 대상으로 중장기 비용분석을 진행한 결과, 2030년까지 8287억 원(약 34%)의 절감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서울시는 2015년 국내 최초로 동공탐사 장비를 도입해 도로함몰 발생건수를 1/13 수준으로 감소시킨 바 있다.
이때 중앙정부와 시민, 전문가, 유관기관과의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도시인프라 유지관리 효과를 극대화한다. 시설물 노후화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문제로,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 지원을 건의하고, 향후 급증하는 유지관리예산을 서울시 예산만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재정 지원도 적극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효과적인 재원마련을 위한 중장기 투자계획도 마련한다. 예산절감효과를 위해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한 만큼 순세계잉여금을 일부 활용하고 국가보조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오는 7월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선제적 유지관리에 필요한 비용은 약 7조 600억 원으로, 이중 86%(6조 900억 원)는 자체적으로 재원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교량·터널·상하수도 등 30년이 넘은 시설물에 대한 '실태평가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5년 주기로 업데이트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는 지난해 7월 지자체 최초로 '서울시 노후기반시설의 성능개선 및 장수명화 촉진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아울러 시설물 안전상태·관리이력·보강계획 등의 정보를 시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시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전면 공개하고, 시민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앱을 개발해 성과지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우리보다 도시화가 빨랐던 선진 국가들도 도시인프라의 급속한 노후화와 유지보수비용의 급증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인프라 노후화가 시작돼 1966년부터 2005년까지 열흘에 1번 꼴로 교량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 2012년 오바마 정부는 도시인프라의 전략적 유지관리를 의무화하는 혁신법안(MAP-21)을 비준했다. 일본 아베정부도 2013년 유지관리 개선을 위한 인프라 장수명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서울은 도시기반시설의 노후 가속화에 대비해 시설물 유지관리 패러다임의 혁신적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현 시점의 안전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술·제도·재정 등 시스템 개선을 통해 시민 안전이 지속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 및 유관기관과 적극 협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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