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vs 쿠보, 누가 아시아 메시인가
바르셀로나의 객관적 평가 놓고 보면 비교 불가
누가 진짜 아시아 메시인가.
이승우(19)와 쿠보 다케후사(15)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객관적인 평가만 놓고 보면 두 선수는 비교 불가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후베닐A(이하 바르사)에서 에이스급으로 뛴다. 올 시즌 바르사B로 승격할 가능성이 크다.
바르사 부회장 조르디 메스트레는 지난해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우가 유럽 유수의 클럽(첼시, 맨시티, PGS 등)으로부터 구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승우를 잃고 싶지 않다. 최종 결정은 그의 부모가 내리겠지만, 정당한 조건 내에서 최대한 이승우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바르사는 U-20 월드컵 대회에 5명의 직원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목상 이승우와 백승호의 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속내는 따로 있다. 유럽 스카우트들이 몰린 상황에서 이승우를 지키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이승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스페인 카탈루냐 축구협회는 수 년 전부터 이승우 귀화를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복수의 언론은 이승우를 ‘리오넬 메시 후계자’로 묘사했다. 아르헨티나 축구계는 “이승우의 50m 드리블은 경이적이었다”면서 ‘디에고 승우’에 비유했다. 남미에서 축구 신 디에고 마라도나에 견주는 건 최고의 찬사다.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는 한 술 더 떠 마라도나와의 과거 인터뷰를 실었다. 마라도나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바르사 구단으로부터 이승우에 대해 많이 들었다”면서 “그가 내 조국을 상대로 활약하는 것은 참 괴롭다”고 말했다. 결국, 이승우와 백승호가 아르헨티나를 격침하면서 마라도나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이승우에 대한 평가는 분명하고 객관적이다. 한국보다 스페인에서 더 유명하다.
쿠보는 설익다. ‘일본의 메시’라는 표현에 앞서 이승우와 견주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쿠보는 2011년 바르사 유소년팀인 칸데라에 입단해 2015년까지 뛰었다. 그러나 바르사의 유소년 정책 위반으로 일본으로 복귀했다. 바르사가 쿠보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면 붙잡았을 것이다. 바르사의 유망주 관리는 세계 톱클래스다. 시간을 두고 쿠보에게 바르사의 철학인 ‘1보 후퇴, 2보 전진’을 일깨워줄 수도 있었다.
바르사는 쿠보를 순순히 놓아줬다. 이후 쿠보는 FC도쿄 U-15팀에 입단해 만 14세의 나이로 J3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기세를 이어 우치야마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에 선발됐다. 조별리그 두 경기(남아공, 우루과이전)에 출전하며 일본대표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쿠보는 우루과이전에서 한계를 절감했다. 지난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U-20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서 우루과이에 0-2로 졌다.
기대를 모았던 쿠보는 기대 이하였다. 전반 21분 공격수 오가와 코키가 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지면서 쿠보가 이른 시간 투입됐다. 그러나 우루과이의 강한 압박에 밀려 볼 간수도 어려웠다. 스치기만 해도 넘어지는 등 피지컬에 약점을 드러냈다.
경기 후 쿠보는 기자회견에서 “몸을 풀지 못한 상태에서 투입됐다”면서 “어쨌든 내 잘못이다.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라고 자책했다.
쿠보에 대한 고평가는 자국 내에서만 이뤄진다. 이 때문일까. 일본의 유명 축구 칼럼니스트 세르지오 에치고는 쿠보 띄우기의 오류를 지적했다.
세르지오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쿠보가 유망주임은 분명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선수 성장에 좋지 않다”면서 “국민이 확실한 안목을 갖고 있다면 쿠보 열풍은 일어나지 않았다. 쿠보가 J리그 최연소 득점자라고 내세우지만 ‘J리그 3부’라고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쿠보는 아직 15살이다. 우루과이전 이후 일부 팬들은 쿠보를 비난했다. 기대가 크니 실망도 큰 셈이다. 여론의 냉온탕 시선은 쿠보 성장에 좋지 않다. 조급함을 버리고 보호해야 한다. 시간을 두고 쿠보가 온건히 자랄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려주는 게 쿠보를 위한 길이다.
일본 축구팬들의 호들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야이치 료(24)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료는 지난 2011년 1월 18세의 나이로 영국 프로축구 아스널에 입단,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임대생활을 하는 등 한 곳에 정착하지 못했다. 유리몸이 문제다. 자주 부상자명단에 올라 꽃을 피우지 못했다.
결국, 지난 2015년 아스널과 결별하고 독일 2부리그 상 파울리와 3년 계약을 맺었다.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며 일본대표팀에도 외면당하는 처지다.
료 외에도 ‘괴물’로 불렸던 히라야마 소타, 일본의 호나우두 모리모토(가와사키), 마에조노 마사키요(은퇴)도 천재로 불렸으나 꽃을 피우지 못했다. 과도한 기대가 자만으로 이어졌고 냉온탕 시선이 슬럼프를 야기했다. 검증된 이승우와 쿠보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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