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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보험사 주홍글씨 돼 버린 'RBC 150%'


입력 2017.05.24 06:00 수정 2017.05.24 07:51        부광우 기자

"의미 없다" 금융당국 방침에도 여전히 건전성 절대 기준

IFRS17 앞두고 더욱 눈길…보험사들, 숫자 채우기만 급급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지급여력(RBC)비율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거 권고 사항이었던 RBC비율 150%는 이제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험사 부실의 주홍글씨로 작용하고 있어서다.ⓒ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지급여력(RBC)비율을 둘러싸고 해묵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거 권고 사항이었던 RBC비율 150%는 이제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험사 부실의 주홍글씨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보험금 부채에 대해 더욱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는 새 회계기준(IFRS17) 적용을 앞두고 안전성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일부 보험사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수치를 맞추는 데만 급급한 실정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RBC비율은 보험 계약자들이 한 번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제 때 지급할 수 있는지 수치화 한 것으로,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만약 RBC비율이 100%라면 보험사가 모든 계약자들에게 보험금을 바로 내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에서 RBC비율 150%는 재무건전성 평가의 가이드라인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과거 금융당국이 이 같은 수준의 RBC비율 유지를 권고해 와서다.

하지만 2014년부터 금융감독원은 RBC비율 150%가 더 이상 권고 기준이 아니라고 밝혀왔다. 해당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서다. 현행 보험업법 상 RBC비율 유지 규정도 100%다.

실제로 금감원 측은 올해 보험사들에 대한 감독방향을 설명하면서 이런 부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RBC비율이 150%에 못 미치더라도 100% 이상만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거꾸로 RBC비율이 300%를 넘더라도 향후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면 주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RBC비율 150%를 권고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고 한 지 3년여가 지났지만, 이 수치는 여전히 보험사들에게 절대적 잣대가 되고 있다. 이 수치가 150% 아래로 떨어지면 당장 부실 보험사로 낙인찍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일부 시중은행들은 이를 근거로 이미 몇몇 중·소보험사의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했거나, 중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들 보험사의 RBC비율이 150% 밑으로 내려가자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가입금액 5000만원 이상의 고액 상품에 대해서만 판매 제한에 나선 상황이어서 해당 보험사들의 타격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문제가 된 보험사들은 당장 RBC비율 150% 맞추기에 온 힘을 쏟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칫 부실 보험사로 찍힐 수 있는 환경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상품 판매 금지 대상이 된 한 중견 보험사는 곧바로 이번 달 RBC비율 150%를 맞춰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RBC비율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2021년 적용이 확정된 IFRS17 때문이다. IFRS17이 시행되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보험사의 보험금 부담은 늘어난다.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이다.

이런 분위기에 특별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RBC비율 150%는 앞으로도 몇 년 간 보험사의 재무 상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IFRS17의 평가 기준을 담은 신지급여력제도는 2019년 말에나 확정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자본 여력과 별개로 보험사들에게 RBC비율 150%는 반드시 맞춰야 할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며 "금융당국이 이제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고는 하지만, RBC비율이 150% 아래로 떨어지면 건전성에 문제가 많은 보험사로 낙인찍히다 보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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