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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원으로 기적을 만들다!


입력 2016.12.04 11:22 수정 2016.12.19 09:18        데스크 (desk@dailian.co.kr)

<생활 속의 작은 영웅>17년째 풀뿌리 나눔 실천 김희만 씨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지난 2014년부터 우리 주변의 생활 속에서 나눔·정의·신뢰·화합 등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는 보통 인물을 발굴하고, 널리 알림으로써 긍정적 사회 문화를 확산하고자 추진해온 ‘생활 속 작은 영웅’ 사업은 올해로 44명의 '작은 영웅'들을 발굴했습니다. 데일리안은 위원회가 선정한 우리 주변의 따듯한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

작은 동전으로 큰 나눔 실천하는 100원회

어려운 이웃의 사정에 마음 아파하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동안 이웃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자각은 나눔의 첫걸음이 되었다. 그는 100원짜리 동전을 십시일반으로 모으면 큰 부담 없이 많은 이웃들을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김희만 씨가 만든 100원회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는 100원회를 통해 17년째 풀뿌리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1999년의 어느 날이었다. 광주 서구 계장으로 근무하던 김희만 씨는 평소처럼 일어나 신문을 보았다. 그런데 신문 기사를 읽어 내려가던 중 한 어머니의 슬픈 사연에 시선을 고정하게 되었다. 군 입대를 한 아들이 첫 휴가를 나왔으나 아들에게 고깃국 한 그릇을 끓여 줄 수 없는 형편이었던 어머니가 슈퍼에서 고기를 훔치다가 구속되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었다.

“이 기사를 읽고 저의 어머님 생각이 났어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희생하셨던 분이셨죠. 저 자신을 자책했어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해야 할 구청 공무원이 봉급만 받고 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어려운 이웃들을 십시일반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신문 기사 하나를 계기로 어떻게 하면 이웃을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책상 속에서 잠자고 있는 100원짜리 동전 몇 개를 발견하고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화폐가치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서 잔돈으로만 쓰이는 ‘낮잠 자는 동전’ 100원짜리를 모아 이웃을 돕자. 나 혼자만 할 것이 아니라 같이 하자. 하루 100원이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었다. 김희만 씨 자신부터 100원짜리 동전을 모아 보니 몇 만원의 돈이 모이게 되었다. 역시 100원도 적은 돈이 아니라는 자각이 들었다. 누구나 저금통이나 작은 컵 등에 모아 놓은 10원, 50원, 100원 동전은 있을 테고 이것을 모아 이웃을 위해 쓰자고 하면 부담 없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기자 분이 처음에는 100원짜리 동전으로 봉사회를 만든다고 낸 광고를 오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취지를 알고 나자 기사를 엄청 잘 써 주었고 덕분에 100원회가 처음부터 홍보가 잘 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김희만 씨는 1999년 4월 ‘100원회’라는 풀뿌리 나눔 단체를 창립하기 위해 생활 정보지에 광고를 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여기자의 집요한 인터뷰 요청으로 고충을 겪기도 했다.

여기자는 계속해서 광고의 의도가 무엇인지 캐물었다. 결국 끈질긴 인터뷰 요청에 김희만 씨가 응하게 되었다. 직업이 뭐냐, 100원회가 뭐냐, 집요하게 묻는 여기자에게 김희만 씨는 구청 계장으로 일한다고 답하면서 100원회의 취지를 잘 설명해 주었다.

“그 기자 분이 처음에는 100원짜리 동전으로 봉사회를 만든다고 낸 광고를 오해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취지를 알고 나자 기사를 엄청 잘 써 주었고 덕분에 100원회가 처음부터 홍보가 잘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뜻을 같이 하는 회원들이 100원회로 모였다. 처음에는 10명의 회원들로 시작했지만 17년이 지난 지금은 유치원생에서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70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하루에 100원을 모아 봉사하는 것이다 보니 누구나 부담 없이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김희만 씨가 이웃들을 위해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국민통합위

17년째 풀뿌리 나눔 실천

하루 100원씩 매월 3000원씩 보내온 회비로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100원회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17년째. 그동안 100원회가 돌아본 이웃들은 무수히 많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는 지극히 작은 정성이지만 그것이 모이다보면 생각지도 않게 큰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던 결과다.

우선 100원회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5월 청소년의 달에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자녀, 조손가정 학생,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 950명에게 1억4,770만 원을 17회째 전달하여 젊은이들이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며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힘을 더해 주었다. 장학금을 받은 바 있는 윤가영(22·전남대) 씨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전국에서 뜻있는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하루에 100원씩 정성스럽게 모은 장학금이어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요. 제가 사회에 진출하면 그분들의 뜻을 이어받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봉사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밖에도 100원회는 불의의 사고와 질병으로 생계가 어려운 이웃과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분들의 요청에 따라 생계비 및 의료비, 월동난방비, 생필품 구입비 등 34세대에게 554만 원을 지원하였다. 또한 독거노인들의 영정사진을 무료 제작해 드린 적
도 있었다.

김희만 씨가 동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관내 한 여성이 찾아와서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영정사진이 없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참 마음이 아프고 찡했어요. 마지막 가시는 길인데도 영정 사진 하나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할머니 주민등록증을 이용해서 영정 사진을 제작해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김희만 씨는 관내 어르신들 가운데 영정사진을 준비하지 못한 분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통장들과 함께 관내 홀로 사시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영정사진이 준비되지 않은 분들을 파악하여 543명의 어르신들에게 영정사진을 무료 제작, 증정해 주었다. 대략 그 비용은 1300만 원 정도 들어갔다.

이 또한 100원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보내 준 후원금으로 한 귀한 일이었다. 그는 “100원짜리 동전 하나 하나가 모여 아름답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저희 회원들의 아름다운 마음씨는 많은 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모닥불 같아요.”라며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어디든 무엇이든지

100원회는 많은 회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지만 처음 씨앗이 된 종잣돈은 김희만 씨가 개인 돈으로 마련하였다.

“제가 구청 공무원으로 있을 때였어요. 1998년에 전남일보와 광주은행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4회 광주·전남 환경대상 재활용 부분에 제가 낸 아이디어와 제품이 채택되면서 50만 원의 상금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 돈을 100원회의 종자돈으로 기탁했어요.”

이렇게 마련된 돈 말고도 김희만 씨는 출퇴근 시간과 틈이 날 때마다 발품을 팔아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빈병과 폐지, 캔 등 재활용품을 수거해 판매한 수익금을 100원회에 기탁하기도 했다.

또한 100원회 활동 말고도 개인적으로 청소년들과 지역주민 그리고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과 봉사를 아끼지 않고 계속해 왔다. 휴경지 밭 600평에 무를 직접 재배해 매년 불우시설 5개소와 기초생활수급자 300세대에 김장채소 1.8t을 지원했으며 좀도리쌀 모으기 운동을 통해 복지관과 장애인시설에 쌀 300㎏을 해마다 전달해 왔다.

이밖에도 김희만 씨는 의지할 곳이 없는 장애인에게 임차료를 지원하는가 하면, 언어장애를 안고 있는 한 어르신을 직접 병원에 데려가 종합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장애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쏟아 왔다. 그런가 하면 그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나 시각장애인 분들을 위해 장거리 외출 시 차량 봉사를 해 드리거나, 홀로 계신 어르신들의 말벗과 각종 잔심부름 등 애로사항을 모두 해결해 드리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고향 어르신들의 쉼터인 경로당이 이축을 하게 된 사정을 알게 된 적이 있었다. 하천개수공사 편입으로 이축을 해야 했지만 사업비가 모자란 상황이었다. 김희만 씨는 즉시 개인 돈 100만 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김희만 씨의 지원이 불씨가 되어 여러 사람들이 모인 결과 이축 공사를 잘 마치고 어르신들의 쉼터 또한 자리를 제대로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이렇게 말한다.

“올해처럼 더우면 노인인 우리들은 갈 곳이 없어요. 그런데 경로당마저 없어졌다면 얼마나 적적했겠어요. 김 회장님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경로당을 갖게 되었죠.”

또한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이 수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알게 되어 2년 동안 317만 원을 개인 장학금으로 전달하여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이처럼 그는 100원회뿐 아니라 자신의 도움과 봉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그는 구청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시민들을 돕지 못하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100원회를 만든 이후 많은 이들과 함께 봉사하기 시작했다. 또한 퇴직 후에도 자신의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아낌없는 봉사와 나눔을 해 오는 마음이 아름다운 진정한 공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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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만 씨는 전직 구청공무원으로 1999년에 ‘100원회’를 조직해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2015년 ‘2015 대한민국 나눔 국민대상’에서 KBS 사장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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