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지상파방송 재송신 가이드라인' 전격 시행
정당성 없는 계약 거부 행위 금지...가입자 보호 조치 명시
“재송신 대가 산정기준, 수학공식처럼 명확하게 나올 수 없어”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이 20일 부터 전격 시행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을 확정 보고했다. 지난해 8월부터 재송신 협의체를 발족·운영한 지 1년 2개월 만에 내놓은 대책이다.
이번에 마련된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은’ 재송신 협상의 원칙과 절차, 성실협상 의무 위반여부, 정당한 사유 없는 대가를 요구하는지 여부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간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의 재송신 협상은 자율협상으로 진행된 탓에 수년째 재송신료(CPS) 갈등을 빚어오며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앞서 유료방송사는 가입자당 월 280원의 재송신료를 지상파에 콘텐츠 이용 대가로 지불해왔지만, 지상파가 이를 최대 430원까지 인상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가 산정기준, 적정대가 수준, 가입자 수 산정 방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한 것이다.
협상이 결렬된 일부 경우에는 국민의 시청권이 심각해가 침해되는 사태까지 초래됐다. 지난 2012년 초 케이블업계와 지상파 방송사간 재송신료 협상이 불발되면서 케이블업계는 지상파 고화질(HD) 방송 송출을 전격 중단해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했고, 지난해에도 협상 마찰로 일부 케이블업체들에 VOD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와 미래부는 재송신 협의체를 발족해 자율협상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협상 시 불공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해왔다. 10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가이드라인은 협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지행위’들에 법적 해석 지침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가이드라인 2조는 양 사업자는 협상 당사자로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경우 이를 이용하여 상대사업자의 거래상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어 5조 2항은 재송신 계약에 따른 대가를 인상하거나 인하할 것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지상파방송 재송신 중단에 대한 가입자 보호 조치도 규정됐다. 가이드라인 6조에 따르면, 유료방송사업자는 해당 지상파방송 재송신의 중지 예정일이 정해진 경우 2주 전부터 기존 가입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단 유료방송사업자가 기존 가입자에게 통지하기 위한 2주의 기간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 유료방송사업자는 지상파방송 중단을 가입자에게 통지한 날로부터 2주 동안 해당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계속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이외 ‘정당한 사유 없는 협상 또는 계약체결 거부’, ‘현저하게 불리한 지상파방송 재송신 대가 요구’ 등에 대한 금지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자체적으로는 실효성을 발휘하기 어렵고,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해소 역시 미흡했다는 지적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송신료 산정기준 및 적정수준, 불공정 계약행위에 대한 강제적인 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유료방송사 측인 케이블협회는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에 대해 "지금이라도 정부가 해묵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첫 삽을 뜬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협상에서 합리적인 대가 산정을 강제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회는“우리 업계가 앞서 제안한 규제기관과의 강력한 조정력 및 합리적 대가 산정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전문기구의 운영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향후 지상파 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사업자간 윈윈할 수 있는 콘텐츠 대가 거래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이날 가이드라인을 의결하면서 “구체적인 재송신 대가 산정기준은 수학공식처럼 일부 요소를 대입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오랜시간 논의를 거쳤지만 명확한 산정기준 제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데 의견이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협상을 파하거나 거부 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의거한 제제를 가할 수 있게 돼, 협상에 있어 나름대로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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