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존립 흔들리는데 친박악재에 비박이 웃는다고?
정권 교체론 불 붙으면 새누리 창당후 최대 위기
계파 해체 요구·파문 수사 등 '선 긋기' 나서
정권 교체론 불 붙으면 당 존립 위기 맞을수도
계파 해체 요구·파문 수사 등 '선 긋기' 나서
“당 전체의 악재다. 특정 계파 떠나서 새누리당의 환부와 치부가 다 드러난 아주 위기의 상황이다.”
새누리당 내부, 정가는 ‘공천 개입 파문’이 단순 친박계의 악재라고만 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서 수적 열세였던 비박계가 유리한 구도에 올라섰다는 관측은 대체적이지만, 내년 대선을 놓고 봤을 땐 유력한 대권 주자가 없는 만큼 계파를 떠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친박계 공천 개입 파문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공천 개입은 없었다”는 청와대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뒷받침하고 당권 장악을 통해 정권 재창출 그림까지 그렸던 친박계는 최경환·서청원 의원 등 구심점까지 잃게 됐다. 심지어 ‘소멸’ 가능성까지 흘러나온다.
이정현·이주영·한선교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고, 홍문종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지만 친박계 교통정리 과정에서 이들의 대표성은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친박계의 고난이 수적 열세에 결집력마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비박계에 활로가 됐다.
하지만 비박계가 마냥 웃고만 있을 때는 아니라는 게 비박계 내부와 정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비록 전당대회에서는 당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 할지라도 1년여 앞둔 대선을 놓고 봤을 때 회피할 수 없는 악재다. 총선 참패 이후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론에까지 힘이 실릴 경우 새누리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이은 국민적 역풍은 비박계에도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의원은 20일 본보와 통화에서 “친박계에만 악재라곤 볼 수 없다. 당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비박계 의원도 “당 전체의 악재다. 특정 계파의 악재·위기여서는 안 된다”라며 “새누리당의 환부와 치부가 다 드러난 아주 위기의 상황”이라고 했다. 비박계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청와대와 당이 사드와 관련해서도 그렇고 굉장히 어려운 긴 터널 속에 들어온 느낌”이라며 “상호 비판하고 비방하고 될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상태가 너무 위중하다. 해결책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이계인 현경병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공천 개입 파문이 단순히 친박계의 문제이고, 친박계의 위기라 하는 것은 너무 국한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라며 “여권 전체에 대한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평론가도 본보에 “가뜩이나 대권 후보도 없고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위태로운 상황에 집까지 태워버리는 격”이라며 “불타버린 집주인이 된 들 무슨 동력으로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느냐. 지금부터 정권은 레임덕 현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할뿐더러 내년 대선 승리도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비박계는 출구전략을 찾는 모양새다. 비박계 당권 주자들이 계파 패권주의 타파, 논란 당사자 수사 등을 거론하며 ‘선 긋기’에 나선 것도 이를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박계는 야권이 주장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 때부터 신설 반대를 당론으로 주장해온 사안이다.
비박계 당권 주자인 김용태 의원은 본보와 통화에서 “올 것이 왔고, 터질 게 터졌다. 새누리당을 사당화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쥐락펴락했던 게 정상화 과정으로 가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창출되면 비정상이 완전히 해소되고 소위 친박 패권이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병국 의원은 전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친박계는 계파 해체를 선언할 것을 촉구한다”며 “계파 패권주의가 여전히 살아 숨 쉬며 공천 개입에 이어 이번 당 대표 선거까지 개입한다면 당은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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