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 줄파업…경영계 "지금 기득권 지킬 땐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큰 축인 자동차와 조선업계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경영계는 어려운 시기에 기득권을 지키려는 노조의 행태를 비판하며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산업을 죽이는 정부정책의 전환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오는 20일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노연에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를 비롯, 현대삼호중공업·한진중공업·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이날 오전부터 울산 본사, 음성·군산공장, 서울사무소 등 전국 각 사업장에 마련된 15개 투표소에서 전체 조합원 1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노조는 오는 15일 오후 1시 30분까지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해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며,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의 경우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이미 지난 7일 4시간의 경고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 사업장을 중심으로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울산공장과 전주·아산공장, 모비스, 판매·정비, 남양연구소 등 전체 조합원 4만7000여명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했으며, 오는 14일 오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의 경우 지난 6~7일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오는 15일 완료되는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찬반투표까지 가결되면 국내 자동차·조선 업종의 주요 사업장들이 모두 파업을 단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된다.
조선업종노조연대와 현대차 노조는 오는 20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노동자대회에 맞춰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2일로 예정된 금속노조 총파업에는 현대차 노조와 기아차 노조, 한국지엠 노조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
이같은 자동차·조선업종 노조의 파업은 가뜩이나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처한 자동차산업과 경영상황 악화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산업 경쟁력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조선업종의 경우 구조조정과 비상경영 등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노조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파업에 나서고 있다”면서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게 같이 사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등 금속노조 총파업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 시기에 노조 파업으로 발목이 잡혀 있다”면서 “정부는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벌일 경우 원칙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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