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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에 비리에 옆집 불똥까지…자동차 업계 '몸살'


입력 2016.07.07 11:24 수정 2016.07.07 14:54        박영국 기자

현대차 노조, 22일 금속노조 총파업 참여 수순

한국지엠, 납품비리에 채용비리까지...르노삼성, 박동훈 사장 검찰조사로 경영공백 우려

6월 16일 현대자동차 노조의 임투 출정식 장면(왼쪽부터), 한국지엠 부평 본사 앞 모습. 5일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의 검찰 출석장면.ⓒ연합뉴스

개소세 인하 종료에 따른 판매절벽을 눈 앞에 둔 자동차업계가 파업과 채용비리, CEO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까지 겹치며 잔인한 7월을 맞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오는 22일 예고된 금속노조 총파업 참여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고, 한국지엠은 ‘정규직 채용장사’ 혐의로 직원들이 검찰에 체포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CEO인 박동훈 사장이 전 직장인 폭스바겐코리아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각각 생산차질과 기업 이미지 추락, 경영공백 등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는 악재들이다.

현대차의 경우 노조가 지난 5일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데 이어 오는 13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이같은 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오는 22일로 예정된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을 위한 짜여진 수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생산차질로 인한 금전적 손실도 막대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비난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할 때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귀족노조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우리가 현대차를 비싸게 사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소비자들이 노조 파업을 비난한다고 해서 노조와 대립(파업 관련 이슈에서는)하고 있는 사측의 편을 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비난의 화살이 노조건 사측이건 싸잡아서 ‘현대차’ 자체를 향하고 있으니 마케팅 측면에서 좋을 게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개소세 인하 종료로 체감 구매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임금인상을 이슈로 파업이 이뤄진다면 소비자들이 현대차에 등을 돌릴 우려는 더욱 크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납품비리로 전현직 임원 2명과 노조 전현직 간부 3명이 구속된 데 이어 지난 6일 채용비리 혐의로 직원 6명이 체포되는 일까지 벌어지며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한국지엠은 신형 스파크와 말리부를 중심으로 올해 내수시장에서 강력한 판매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5개월 연속 내수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판매 성장률이 업계 평균을 웃도는 등 긍정적인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터진 각종 비리 사건은 회사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이같은 점을 우려해 지난달 23일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서신을 통해 “그 어떠한 부적절한 관행이나 부정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직원 개개인의 그릇된 행동이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전혀 관계가 없는 타사에서 벌어진 사건의 유탄을 맞게 된, 다소 억울한 사례다. 지난 2013년 영업본부장으로 합류해 올해 4월부터 CEO를 맡게 된 박동훈 사장이 전 직장인 폭스바겐코리아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법인설립 당시 초대 사장을 맡아 2013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던 박 사장은 재임 당시 배출가스 조작을 지시, 혹은 묵인한 혐의로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데 이어 오는 8일에는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어 재소환된다.

아직 박 사장의 혐의가 확정되진 않았고, 설령 확정된다 하더라도 르노삼성과는 무관한 일이지만, 조사 과정에서의 경영공백은 르노삼성이 떠안아야 할 악재다.

박 사장은 르노삼성 합류 직후 신차 QM3를 히트시킨 데 이어 판매량이 바닥을 기던 SM7을 ‘도넛 탱크’(LPi 모델) 붐을 일으키며 되살려냈고, CEO의 자리에 오른 올해는 SM6를 앞세워 중형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등 자동차 업계에서 ‘영업의 귀재’로 명성을 떨쳐왔다.

그런 박 사장이 폭스바겐 사태로 발이 묶이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한창 판매 붐을 이어가야 할 SM6는 물론, 하반기 출시 예정인 QM6 론칭에도 지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불투명한 시장 상황에 대비하기도 벅찬데 경영 외적인 부분에서 터지는 악재들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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