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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김희옥호’ 혁신보다 관리


입력 2016.06.02 17:30 수정 2016.06.02 17:47        고수정 기자

계파 봉합 위한 기계적 인선…대부분 안정형 인사

활동 기간 짧아 결국 ‘관리형 비대위’ 될 가능성도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2일 마무리됐지만 결국 관리형 비대위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국위원회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된 김희옥(오른쪽)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김희옥호’가 2일 출항했다. 약 두 달 뒤 치러지는 전당대회 전까지 총선 참패로 인해 위기에 처한 당을 수습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혁신 작업을 가동해야 한다. 하지만 ‘김희옥호’ 역할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 내부, 외부인사 대부분 ‘돌파형’보다는 ‘안정형’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혁신’이라는 본래 목적보다는 결국 ‘관리’에 역할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정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비대위원 인선 안을 발표했다. 당 내부 인사로는 당연직인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권성동 사무총장과 3선의 이학재·김영우 의원이 포함됐다. 외부 인사에는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 유병곤 전 국회 사무차장,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민세진 동국대 교수, 임윤선 변호사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인선안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에서 의결됐다.

김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10명의 비대위원은 전당대회 전까지 총선 참패 이후 혁신 목표로 거론돼 온 ‘계파 청산’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혁신비대위가 생기면 부정적 의미, 계파, 분파 활동으로 당의 화합을 해하고 그런 언행이 있는 당 구성원은 윤리위를 통해 제명 등 강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해 제도화하고 운영할 방침”이라며 계파 청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비대위가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당 내 인사들과 안정형 전문가들로 구성돼 계파 갈등을 피하기 위한 ‘중립’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된다. 친박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던 이혜훈·김세연 의원을 포함, 김영우 의원을 제외한 모든 비박계 비대위원들이 명단에서 제외됐고, 친박계에서도 이학재 의원이 포함되면서 ‘기계적인 인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외부위원에는 정치 개혁 전문가보다는 경제 분야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혁신보다는 민생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혁신을 위한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김 비대위원장부터가 ‘친박 추천 인사’로서 총선 참패 원인의 중심에 있는 친박계라는 ‘뇌관’을 건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혁신비대위가 ‘관리형 비대위’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비대위의 활동 기한이 두 달 뿐이라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민생이나 경제 문제에 집중해 비대위를 구성하고, 상대적으로 계파 색이 옅은 인사들을 포함한 것을 보면 정치적으로 갈등 요소가 있는 부분을 피해가려고 한 것 같다”며 “현재 새누리당에 흘러가는 분위기가 근본적인 것을 고치고 혁신해서 거듭나겠다라는 의지보다는 계파 갈등을 최대한 줄이고 봉합하면서 두루뭉술하게 나가려고 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이번 비대위원 인선의 방향 일부 맞지만, 예민한 문제는 정치 혁신”이라며 “당을 환골탈태해 정권 재창출할 기반을 만드는 게 새누리당의 최우선 과제다. 근본적인 목적은 보이지 않고 계파 봉합과 민생에 집중된,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핵심은 외면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도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장과 외부위원들만 봐도 개혁적인 사람들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의 이력과 경력만 봐서는 당을 위기에서 구하고 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총체적인 혁신 정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새누리당은 비대위원 인사 기준에 ‘혁신’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비대위원은 무엇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당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사, 흔들림 없이 당의 혁신에 충실할 수 있는 인사, 당의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인사를 인사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김영우 의원도 전국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장이 필요하다면 당명만 빼고라도 모든 걸 다 바꿔야 된다고 했고, 혁신을 위해 우리가 철저히 반성해야 되고, 치부가 있으면 그것을 드러내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저는 그 안에 답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영우·이학재 의원이 총선 이후 출범한 ‘새누리당 혁신모임’의 멤버라는 점에서 비대위의 활동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장파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의원은 총선 이후 당 내에서 꾸준히 혁신적 목소리를 내 온 분들”이라며 “외부인사 다섯 분도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렴해 당 내에 여과 없이 전달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김 교수도“새누리당의 총체적인 위기 상황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볼 때 비대위원들의 보다 강력한 역할이 요구된다”며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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