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상임위 '탐내는' 차기 위원장 누구?
4선 의원에 연령 고려...교문위 안민석, 복지위 양승조, 국토위 조정식 의원 유력
여야가 20대 국회 원 구성을 내달 14일까지 마무리 짓기로 합의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국회 상임위원장 인선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대다수 의원들에게 인기 상임위로 꼽히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는 4.13 총선에서 제1당으로 부상한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 그룹이 각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의원들로서는 어느 상임위에 속하느냐에 따라 4년 간 의정활동의 폭과 언론 노출 빈도는 물론, 지역 예산 획득 규모도 달라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상임위 배정이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위원장의 경우엔 무엇보다도 각종 굵직굵직한 정책 현안을 해결할만한 권한이 주어져 탄탄한 의정 경력이 되는 동시에 매달 활동비도 지급된다.
우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지망으로 기재한 교문위의 경우, 4선 의원이자 17대부터 내리 교문위로 활동해 온 안민석 의원이 유력하다. 안 의원은 상대적으로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교육 이슈 중에서도 사학 비리에 대해선 '저격수'로 불릴 만큼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동료 의원실 관계자도 "안민석 의원 뜨면 아마 교육부 골치깨나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교문위 희망 의사를 밝힌 3선 노웅래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통상적으로 상임위원장은 의원의 선수(選數)와 연령을 우선 고려해 결정된다. 현재 당내 4선 의원 중 상임위원장 전력이 없으면서 연령이 높은 인물은 양승조(59년생)·조정식(63년생)·안민석(66년생) 의원 순으로 추려진다. 전직 경제부총리이자 4선 의원으로 복귀한 김진표 당선인은 원내대표 경력이 있어 관례상 상임위원장 후보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같은 관례에 따라 국토위원장은 조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더민주 내에서만 이찬열·백재현 의원 등이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낼 만큼 경쟁이 치열한 자리지만, 4선이면서도 당 사무총장 외에는 배려를 받지 못했던 조 의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 의원의 기존 상임위는 교문위지만, 18대 국회 당시 국토해양위원으로 활동하며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해군의 조치 미숙을 밝혀낸 바 있다.
양승조 의원 역시 선수와 연령, 상임위원장 전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가장 유력한 복지위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다. 이미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위원장직 희망 의사를 밝혀온 양 의원은 앞서 19대 국회 원 구성 과정에서도 김춘진 의원과 함께 복지위원장으로 거론된 바 있다. 지난 17대부터 10년 간 복지위에서 활동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여당과의 조율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새누리당으로서는 다소 민감한 상임위인 정보위원회와 예결위원회, 정무위원회 국방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의 위원장직을 맡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산업통산자원위원회의 경우, 원내 제3당으로 발돋움한 국민의당 측에서 위원장직을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호남 인사이자 당초 산자위를 희망한 장병완 의원이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임위원장 분배는 곧 국회의장 자리와도 맞물려 3당 간 치열한 신경전이 한창이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예결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을 더민주에 주면 국회의장 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관례상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서로 다른 정당이 맡아야 한다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예결위원장,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을 더민주가 갖는 게 더 낫다"고 못 박았다. 현재 더민주에선 국회의장직을 두고 6선의 정세균·문희상·이석현 의원과 5선의 박병석·원혜영 의원이 당내 표심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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